“SK온·SK엔무브 합병·8조 자본확충”…SK이노베이션, 재무구조 개선·토털 에너지 도약 박차
SK이노베이션이 30일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과 8조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결의하며 재무구조 개선 및 토털 에너지 기업 도약이라는 청사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자본확충과 사업포트폴리오 강화가 그룹 내 건전성 제고는 물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배터리 사업 중심의 기업구조 재편이 국내외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이날 SK이노베이션과 자회사들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합병법인은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동시에 SK이노베이션과 SK온은 각각 2조 원씩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나서며,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유상증자 3,000억 원, 영구채 발행 7,000억 원 등 연내 8조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확보한 자금 중 3조5,880억 원은 재무투자자가 보유한 SK온 전환우선주 전량 매입에, 또 SK엔무브 주식 1,200만 주 매입에는 이미 집행을 완료했다.

합병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은 사업군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재무구조를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합병으로 올해 SK온의 자본은 1조7,000억 원,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8,000억 원 증가할 전망이다. 향후에는 동일 고객군 활용, 제품 교차 판매, 신규 시장 진입으로 오는 2030년까지 2,000억 원 이상의 추가 EBITDA 창출이 기대된다.
시장에서도 재무구조 개선 효과와 추가 사업 시너지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SK㈜는 이번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중 4,000억 원을 직접 출자하고, 1조6,000억 원 상당의 제3자 유상증자(주가수익스와프, PRS 방식)는 금융기관이 참여한다. PRS는 주가 변동에 따른 이익·손실을 정산하는 파생상품으로, 외부 투자 유치 효율성 높이기에 적합한 방식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제시한 “2030년 EBITDA 20조 원, 순차입금 20조 원 이하 달성” 비전과, SK온이 내건 “EBITDA 10조 이상, 부채비율 100% 미만” 전략이 자본시장 신뢰 제고 및 추가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진단했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기술·사업역량 결합 효과로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금융권 차원의 정책 논의·사업 환경 변화가 투자수요를 견인하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비핵심 자산 매각·유동화, 차입금 축소 등 자산 효율화도 계속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사업·재무 리밸런싱으로 EBITDA를 대폭 개선하고, 순차입금 축소로 국내 톱티어 재무건전성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석유·배터리 사업, LNG 밸류체인을 아우르는 통합 에너지 포트폴리오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합병·증자 추진이 미래 토털 에너지 회사 도약의 핵심 계기가 될 지, 시장에서는 후속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과 실적 달성 여부는 국내외 에너지·배터리 시장 경쟁, 자본시장 흐름, 글로벌 환경규제 등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