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베스트 67타”…매킬로이, US오픈 마지막날 반등→공동 19위 마감
첫샷을 잡은 손끝에서는 치열한 고민과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시즌 중반 흔들림이 깊었던 매킬로이는 마지막 라운드를 맞아 달라진 자신감과 집중력을 드러냈다. 온통 결과에 사로잡혔던 마음은 이날 그린 위에서 새로운 가능성으로 향했다.
16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오크몬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US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로리 매킬로이는 3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이번 스코어는 하루 동안 가장 빼어난 데일리 베스트로, 매킬로이에게 단숨에 30계단 상승이라는 선물을 안겼다. 합계 7오버파 287타, 공동 19위로 대회를 마친 그는 예전의 감각을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킬로이의 걸음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대회 초반과 3라운드까지 날카롭지 못했던 드라이버 샷이 고전을 남겼으나, 마지막 라운드에서야 비로소 예리한 감각이 돌아왔다. 드라이버 페어웨이 안착률은 79%를 찍었고, 이는 공동 5위에 해당한다. 평균 321.5야드의 장타를 기록하는 동시에, 티샷 이득 타수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흔들렸던 무기가 다시 제 역할을 하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겼다.
이날 언더파는 매킬로이와 욘 람 등 단 5명뿐이었다. 평균 스코어가 오버파로 치닫는 어려운 오크몬트 코스에서도 매킬로이는 침착함으로 버텼다. 기록과 감정이 교차하는 순간, 경기 후 매킬로이는 “지난 2, 3라운드에서는 드라이버가 오른쪽으로 밀려 어려웠지만 오늘은 만족스러운 라운드를 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한 문장 한 문장에 담담한 복귀의 의미를 채웠다.
팬들은 현장에서, 그리고 SNS로 매킬로이의 마지막 라운드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챔피언의 저력”이라는 격려의 말, “믿음직한 환호”가 이어졌다.
지난 마스터스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꿈을 이룬 뒤, 한동안 마음을 추스렸던 매킬로이는 이제 새로운 산을 떠올린다. 디오픈이 열릴 고향, 로열 포트러시에서 또 한 번 승리를 꿈꾸는 그의 시선에는 특별한 울림이 담겨 있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우승으로 내 마음속 에베레스트를 올랐다. 이제는 고향에서 진짜 축하를 누리고 싶다”고 전했다.
곧 시작될 7월의 디오픈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로열 포트러시는 매킬로이에게 추억과 도전이 교차하는 무대다. 지난 대회에서의 아픔을 지우고, 다시 우승 스토리를 써나갈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고조된다.
때때로 한 경기는 불확실한 미래와 재회의 기약이 된다. 공 하나, 스윙 한 번에 인생 전체가 담기기도 한다. 매킬로이는 자신만의 페이스로 새로운 장을 준비한다. 이번 US오픈의 반등이 어떤 여운을 남길지, 디오픈이 열리는 7월 17일부터의 여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