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김영광, 가족의 벼랑 끝”…‘은수 좋은 날’ 비밀의 가방→심장 쥐는 파장
누군가의 숨죽인 마음에도 채 내리지 못한 평온의 순간, 이영애가 ‘은수 좋은 날’을 통해 닫힌 문을 조용히 열었다. 분명 환하게 시작되던 화면은 가족을 위해 무엇이든 감당하려는 강은수와, 김영광이 보여주는 미묘한 결의 속에서 점차 깊은 먹구름으로 번졌다. 가족과 삶을 둘러싼 선택의 무게가 스며든 이들의 이야기는 보는 이의 가슴에 진한 파동을 드리웠다.
‘은수 좋은 날’은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영애가 26년 만에 KBS 드라마로 돌아오며 강은수 역을 맡았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절박한 결단을 내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처연하게 그려낸다. 김영광은 이경으로 분해, 선과 악의 경계에서 끝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을 그렸다. 두 인물이 우연히 마주친 ‘마약 가방’ 하나로 위험한 동업에 휘말리며, 평범한 생활은 상상할 수 없는 긴장과 치밀한 심리전으로 뒤덮였다.

박용우가 연기하는 장태구는 두 사람의 삶을 바꾸는 집요한 추적자로 등장한다. 각 등장인물은 누구 하나 범상치 않은 사연을 품었고, 이들의 얽히고설킨 선택 앞에 시청자는 어느새 숨을 죽인 채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마약 범죄라는 어두운 현실, 그리고 가족을 위해 금기를 넘어선 은수의 절박함은 극에 묵직한 울림을 더한다. 매회 반전으로 채워진 에피소드와 캐릭터의 생생한 회색지대는 우리 모두의 곁에 있을 법한 생활인의 면모로 공감대를 쌓는다.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긴장 속에서 송현욱 감독과 전영신 작가의 연출, 각본 역시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 장르의 경계를 흐리는 연출과 현실에 뿌리내린 대사는 기존 범죄 스릴러의 내러티브에 따스한 온기를 얹는다. 특히 이영애와 김영광이 펼치는 감정의 진폭이 극의 결을 한층 깊게 다져, 예고 없는 변화와 위험 앞에 선 인간의 나약함을 응시하게 만든다.
각 인물의 비밀이 한 올씩 풀려가는 ‘은수 좋은 날’은 첫 방송 전부터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점점 선명해지는 세 배우의 케미스트리, 현실을 비추는 서사와 감정은 한 편의 장편 소설처럼 시청자의 마음을 흔든다. 가족, 동업, 범죄 그리고 용서와 선택이 교차하는 이 이야기의 시작은 9월 20일 토요일 밤 9시 20분 KBS 2TV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