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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미국 진출”…셀트리온, 아이덴젤트 허가로 시장 격전 예고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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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이덴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글로벌 임상 3상에서 동등성이 입증된 이번 제품은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와 치열한 바이오시밀러 경쟁 구도의 새로운 분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아이덴젤트 통합 품목허가로 미국 내 블록버스터 오리지널 제품이 보유한 전체 적응증(신생혈관연령 관련 황반변성, 망막정맥폐쇄에 의한 황반부종, 당뇨병성 황반부종, 당뇨망막병증)을 모두 확보하며 의료 시장 내 파급력 확대에 나섰다.

 

이번 FDA 승인은 아이덴젤트 2개 제형(주사제, 프리필드시린지) 모두를 포함하며, 셀트리온은 이전 3상 임상에서 총 348명의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약물과의 치료 동등성,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증명했다. 특히 오리지널 제품인 아일리아는 2023년 한 해 글로벌 매출만 95억 2300만 달러, 미국 내 매출 59억 6800만 달러를 달성한 대표적 안과 항체 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아이덴젤트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재편의 트리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아이덴젤트는 항체 바이오의약품으로, 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억제 작용을 기반으로 황반부종 등 대표적 망막질환의 진행을 막는 원리다. 기존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동등한 치료 효과와 장기 투약 안전성까지 임상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업계는 “바이오시밀러 임상에서 1년 이상 장기 데이터가 확보된 사례는 신뢰도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 측면에서 아이덴젤트의 미국 시장 진입은 셀트리온이 최근 국내, 유럽, 호주 등 주요국 품목허가에 이어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에서 공식 입지를 확보한 셈이 된다. 특히 미국 등에서 오리지널 약물의 특허 만료가 본격화되는 환경에서, 바이오시밀러의 신속한 처방 접근성 확대와 의료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글로벌 관점에서 살펴보면 미국·유럽 안과 치료제 시장은 이미 다양한 바이오시밀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 아이덴젤트 승인을 계기로 자가면역질환(앱토즈마), 골 질환(프롤리아-엑스지바), 알레르기 질환(옴리클로) 등 5개 제품을 올해 미국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며, 글로벌 주요국 11종 라인업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규제 측면에서는 FDA의 엄격한 품목 기준 하에 임상 동등성과 실사용 데이터를 근거로 허가를 받아낸 점도 주목된다. 셀트리온은 최근 저명 국제학술지에 임상 3상 52주 결과 게재, 의료계 신뢰도 확보에 나서는 등 시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치료 영역별로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들어섰다”며 “국내외 기업의 품질과 접근성 경쟁이 의료 환경을 크게 바꿀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산업계 역시 미국 시장에서 신속한 상업화 절차 마무리, 안정적 공급망 구축이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의 실질적 경쟁력을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기술과 시장, 규제 삼박자의 균형이 향후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성장 조건이 되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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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아이덴젤트#아일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