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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멋쟁해병’ 대화방 압수수색”…윤석열·조태용 피의자 적시, 임성근 구명로비 정면조사
정치

“특검, ‘멋쟁해병’ 대화방 압수수색”…윤석열·조태용 피의자 적시, 임성근 구명로비 정면조사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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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을 중심으로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이 다시 불거지며 특검이 관련 단체대화방을 집중 공략했다. 24일,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은 해병대 채 상병 사건과 연루된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일원에 대한 전방위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정·관계 핵심 인물에 대한 정면 조사를 강화했다.  

 

특검팀은 이날 새벽부터 이관형 전 해병 등을 포함해 ‘멋쟁해병’ 참여자 자택, 사무실, 차량 등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이관형 씨는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실에 임성근 전 1사단장 구명로비 의혹을 제보한 인물로, 특검팀이 확보한 이날 압수품은 휴대전화와 메모, USB 등으로 전해졌다.  

정민영 특검보는 “'멋쟁해병' 단체 대화방 관련 참고인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 중”이라고 밝히며, 압수수색 배경에 대해 “대화방이 구명 로비의 주요 통로로 의심되는 만큼, 대화방 참여자들의 로비 관여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건 당시 및 이후 관계인 사이 논의를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등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명시된 것으로 전해져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멋쟁해병’ 단톡방은 임 전 사단장과 이관형 씨,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5명의 해병대 전역자가 포함돼 있으며,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 김 여사 계좌 관리 인물로 꼽혀왔다. 이를 바탕으로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 명단에서 제외시키기 위한 로비가 이어졌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특검은 10일과 13일 각각 이종호 전 대표와 또 다른 전역자 송모 씨 자택 등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정치권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관형 씨는 특검 압수수색 직후 “윤 전 대통령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면서도 “오늘 압수수색도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나, 이런 방식에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특검에 녹취파일 등 증거를 제출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특검팀은 김화동 해병대 1여단장(대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여단장이 채 상병 순직 당시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비서실장을 맡았고, 국가안보실 파견 대령과 통화한 정황 등이 드러나자, 특검은 채 상병 사건의 수사 외압 의혹을 둘러싸고 김 전 사령관의 역할을 집중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지난 18일 특검팀은 모해위증 등 혐의로 김계환 전 사령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도주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조만간 김 전 사령관을 추가로 소환해 심층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압수수색을 계기로 채 상병 사건 관련 구명로비, 수사 외압 의혹 진상이 구체적으로 드러날지, 또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전현직 고위 인사들에 대한 책임 규명이 본격화될지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특검팀은 확보된 증거물에 대한 포렌식 분석을 거친 뒤 관련자 추가 소환 및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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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임성근#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