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쉼”…기장 해안 사찰과 숲길에서 만난 늦여름의 평온
라이프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쉼”…기장 해안 사찰과 숲길에서 만난 늦여름의 평온

서현우 기자
입력

요즘은 바다가 보이는 사찰이나 치유의 숲길을 따라 걷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이런 곳이 특별한 여행지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지친 일상에 온기를 더해주는 ‘쉼’의 공간이 됐다.

 

해안과 산림이 어우러진 부산 기장군은 늦더위 속에서도 마음을 돌볼 수 있는 달라진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30도를 넘는 늦여름 기온과 높은 습도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 해광사 주변에선 바다를 마주 보며 조용히 명상을 즐기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누군가는 동해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걷고, 또 누군가는 해 뜨는 순간 손에 담긴 커피 한 잔에 스미는 바다의 여운을 느낀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부산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부산

숲으로 이어진 은진사는 부담스러운 도시 생활을 잠시 내려놓고 깊은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에 좋은 공간이다. 숲길을 걷자 울창한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새소리가 일상의 소음을 잠재운다. “이 조용함이 내 마음을 다독인다”는 방문객의 고백처럼, 자연이 주는 평온은 생각보다 오래 머문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찾는 이들이 해마다 크게 늘며, 부산 치유의 숲에서는 연령·계층별 맞춤 프로그램이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임신부와 직장 여성, 고령자와 가족, 아동과 장애인 등 다양한 이들을 위한 산림치유가 일상 속 힐링 문화로 자리잡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숲속에서 걷고 쉬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고 전했다. “숲의 향기, 바람, 그리고 조용한 시간 자체가 깊은 재충전의 순간”이라는 산림해설사의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요즘은 숲길 걷기가 최고의 휴식이다”, “복잡한 도심 대신 이런 곳에서 속도를 늦추니 나답게 숨 쉬는 기분”이라고 적은 체험담들이 공감을 얻는다. 바쁜 일상, 연결된 디지털에서 벗어나 사찰에서 바라본 바다와 숲의 바람에 몸을 맡기는 시간이 점점 ‘새로운 일상’이 되고 있다.

 

여행의 목적이 분명 달라졌다. 단순한 관광을 넘어, 나를 돌보고 감각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서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기장군#해광사#부산치유의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