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에도 격려”…이숭용, 조동화 코치 두둔→SSG 공격야구 재조명
잠깐의 침묵이 서울 잠실구장을 감쌌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취재진 앞에 선 그 순간, 목소리 속에는 묵직한 신뢰와 아쉬움이 잔잔히 얹혀 있었다. 아쉬운 실책이 남긴 여운과 달리, 팀과 코치진에 대한 믿음은 한층 더 두터워진 분위기였다.
이숭용 감독은 25일 예정됐던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가 비로 취소된 직후, 최근 논란이 된 주루플레이와 조동화 3루 주루 코치를 직접 언급했다. “주루 코치는 정말 힘든 보직”이라고 강조한 감독은, 조동화 코치에게도 “너무 오래 마음 쓰지 말라, 빨리 털어내라”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문제가 된 장면은 하루 전인 24일 같은 구장에서 연출됐다. 5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조형우의 2루타가 터지자, 1루 주자 박성한이 홈을 향해 내달렸다. 비로 젖은 그라운드에서 3루 코치 조동화는 멈춤 사인을 보냈지만, 박성한과의 순간적인 충돌 속에 둘 모두 타이밍을 놓쳤고, ‘베이스 코치의 육체적 도움’ 규정에 따라 박성한은 아웃됐다.
이숭용 감독은 “아쉬운 장면이지만 불운이 겹쳤다”며, 주루 코치가 경기 흐름상 매번 노출되는 자리임을 강조했다. 주루플레이가 화제에 오를 때마다 조동화 코치는 집중 조명을 받았으나, 이숭용 감독은 “모든 주루 코치가 늘 비판도 받고, 그만큼 고민도 많다. 현장의 고충을 잘 극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치로도 변화는 뚜렷하다. 2023년 도루 96개로 KBO 리그 7위에 머물렀던 SSG는, 이숭용 감독-조동화 코치 체제에서 2024시즌 149개로 3위에 올랐다. 올해 6월 24일까지 도루 69개로 NC 다이노스에 이어 전체 2위를 질주하고 있다. 도루 성공률 역시 76.7%로 NC(69.9%)보다 높게 나타났다.
팀이 공격적인 주루 야구로 팀 색깔을 확고히 하게 된 배경에는 이숭용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와 “과감히 뛰라”는 조동화 코치의 판단이 있었다. 조동화 코치는 “주루사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선수들을 일깨웠고, 실책 후에도 격려와 응원이 이어지며 박수로 마무리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주루 플레이 역시 단순한 전략을 넘어, 선수와 코치 사이의 두터운 신뢰와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팀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다. 이숭용 감독은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뛰는 야구를 위해 추가 훈련을 계속 이어갈 것이고, 조동화·윤재국 코치의 묵묵한 뒷받침에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SSG 랜더스는 잦은 우천 취소와 순위 경쟁이 혼재된 상황에서도 공격 야구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하반기 선두권 도약을 노리고 있다. 숨 가쁜 순위 다툼 속에서 선수단과 코치진이 하나가 되는 순간, 야구장의 팬들은 또 한 번 뜨거운 박수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