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무사사구 완봉신화”…후라도-고영표, 슬픔 딛고 헌신투→수원구장 깊은 울림
스포츠

“무사사구 완봉신화”…후라도-고영표, 슬픔 딛고 헌신투→수원구장 깊은 울림

이소민 기자
입력

마운드 위에서 흘린 땀방울, 그리고 가족과 팀을 향한 약속. 승부의 의미를 넘어, 두 투수에게 수원구장은 고요한 헌신의 무대가 됐다. 9이닝을 묵묵히 지킨 후라도의 완벽한 투혼, 슬픔을 이겨내고 올라선 고영표의 굳건한 눈빛이 잔상을 남겼다.

 

지난 26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후라도가 기록적인 완봉승을 거뒀다. 후라도는 9이닝 동안 단 2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이라는 명품피칭으로 시즌 두 번째 완봉승을 달성했다. 8회까지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9회 타선이 8점을 보태며 사실상 승부는 기울었음에도, 후라도는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등판을 자청했다. 박진만 감독은 팀을 위한 헌신에 머리를 숙여 감사를 표하며, 후라도의 책임감을 특별히 칭찬했다.

출처: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출처: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27일에는 KT 위즈 고영표가 무거운 마음을 딛고 마운드에 올랐다. 고영표는 7이닝 5피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14번째 퀄리티스타트와 6번째 QS+ 기록을 더했다. 그러나 개인 승리는 놓쳤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의 장인 어른이 전날 세상을 떠났다”고 언급하며, 가족의 슬픔 속에서도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등판한 선수의 용기에 존경을 표했다. 고영표 역시 “어제 돌아가신 장인 어른만 생각했다. 팀이 극적으로 이겨 장인 어른도 기뻐하실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팀은 9회 끝내기 역전승으로 그의 투혼에 보답하며 감동을 더했다.

 

현장의 승패와 기록 그 너머, 후라도와 고영표는 진심과 책임감만으로 팬들과 동료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 수원구장 팬들은 두 투수의 헌신에 기립박수로 응답했으며, 야구장의 공기마저 조용한 감동에 젖었다.  

 

마지막 이닝을 마주한 두 투수의 눈빛은 오롯이 소중한 사람과 팀을 향했다. 야구가 전하는 묵직한 여운은 잔잔한 위로가 돼 관중들의 가슴에 오래 남았다.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투혼을 담은 명장면은 스포츠의 진한 울림을 다시 한 번 새겼다.

이소민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후라도#고영표#수원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