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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음 드림업 엑스포 개막…AI 실무 인재 양성 박차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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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역량을 겸비한 실무형 디지털 인재 양성이 속도를 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5 한이음 드림업 엑스포를 열고 대학생과 산업계 전문가가 함께 만든 AI 융합 결과물을 대규모로 선보이면서다. 업계에서는 20년 넘게 이어진 ICT 멘토링 프로그램이 산업 현장 투입을 전제로 한 교육 플랫폼으로 고도화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AI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산업 수요에 맞는 인재 모델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교육과 채용, 창업 생태계 전반에 파급력이 주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9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2025 한이음 드림업 엑스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이음 드림업 멘토링을 통해 도출된 산학 협력 프로젝트 우수 성과물이 전시되고, 연간 공모전 시상식이 함께 진행된다. 행사장에서는 AI 활용 특별공연, AI 체험 부스, 취업과 창업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운영된다. 전시는 일반 관람객에게도 개방돼 AI와 디지털 기술에 관심이 있는 국민 누구나 참관할 수 있다.  

한이음 드림업은 전공과 무관하게 정보통신기술 분야에 관심 있는 대학생이 멘티로 참여하고, 디지털 산업 현장의 전문가가 멘토로 합류하는 구조다. 약 7개월 동안 팀 단위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실제 기업 과제와 유사한 형태의 실무형 문제 해결을 경험하도록 설계됐다. 단순 이론 교육이 아니라 AI 알고리즘 구현, 센서와 로봇 제어, 데이터 수집과 분석, 서비스 기획까지 연계된 전주기 과제를 다루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ICT 멘토링 사업은 2004년 도입된 이후 20여년간 약 7만명의 디지털 융합 인재를 배출해 왔다. 초기에는 소프트웨어 개발 입문과 진로 탐색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올해부터는 한이음 드림업이라는 새 이름 아래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재 양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AI와 클라우드,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등 융합 영역 수요가 커지면서, 교육 내용도 특정 프로그래밍 언어 습득을 넘어 실제 서비스 구현과 사업화 가능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올해 한이음 드림업 공모전에는 대학생과 산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386개 팀이 지원해, 심사를 거쳐 총 125개 팀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대상 3개 팀, 금상 7개 팀, 은상 14개 팀, 동상 16개 팀, 장려상 85개 팀의 결과물은 엑스포 현장에 전시돼 참관객과 업계 관계자에게 공개된다. 수상작 상당수가 AI 활용과 센서 융합, 사용자의 실시간 데이터 분석을 결합해 실제 산업과 생활 현장에서 바로 응용 가능한 형태를 지향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상에는 강화학습 기반 요리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스마트 뷰티 디바이스 등 세 분야 작품이 이름을 올렸다. 쿡보틱스 팀은 강화학습 알고리즘과 로봇 운영체제인 ROS를 결합해 다양한 요리를 수행할 수 있는 요리 로봇을 개발했다. 강화학습은 로봇이 반복 학습을 통해 최적의 행동을 스스로 찾아가는 AI 기법으로, 조리 과정의 온도와 시간, 재료 투입 순서를 실시간 센서 데이터와 연동해 개선하는 구조다. 기존에 정해진 동작만 수행하던 단순 조리 로봇과 달리, 새로운 레시피나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확장성이 부각된다.  

 

겁쟁이사자처럼 팀의 마이메디 프로젝트는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해 근력과 유연성을 측정하고, 이를 3차원 콘텐츠로 시각화하는 솔루션이다. 착용형 센서나 카메라 기반 모션 트래킹 기술에서 얻은 운동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의 근골격 상태를 정량화하고, 3D 콘텐츠로 재구성해 재활 운동이나 피트니스 프로그램으로 연계하는 방식을 지향한다. 병원 재활실과 피트니스 센터, 홈 트레이닝 서비스에서 활용될 경우, 환자와 이용자가 자신의 운동 상태 변화를 직관적으로 확인하고 맞춤형 운동 처방을 받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오렐리아 팀은 AI 스마트브러시를 통해 두피 상태를 한 번의 터치로 진단하는 작품으로 대상을 받았다. 브러시에 탑재된 센서로 두피의 수분, 피지, 온도 등 생체 신호를 측정하고, AI 모델이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두피 건강 상태를 분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사용자는 일상적인 빗질 과정에서 두피 진단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미용실이나 병원 방문 전 단계에서 스스로 두피 관리 상태를 확인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모델로 주목된다.  

 

대상 수상 팀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함께 최대 1000만원의 장학금이 주어진다. 더불어 2026년 미국에서 열리는 CES 현장 연수 기회가 제공돼, 글로벌 기술 전시회에서 최신 AI와 로봇, 디지털 헬스케어 트렌드를 직접 체험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다. 교육과 글로벌 현장 경험을 연계한 지원 구조가, 국내 대학생들의 산업 이해도와 창업 도전 의지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엑스포는 국내 디지털 인재 양성 정책과 산업계 수요를 연결하는 장으로도 평가된다. AI와 소프트웨어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속에서, 대학 교육에서 부족한 실전 프로젝트 경험을 보완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전시 현장에는 기업과 스타트업 관계자, 연구기관 인사들이 대거 방문해 채용과 산학 협력, 공동 연구로 이어질 수 있는 접점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과장은 다가올 미래에는 소프트웨어와 AI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인재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과기정통부도 청년들이 다양한 도전을 통해 우수한 AI와 소프트웨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한이음 드림업을 통해 배출된 인재들이 실제 시장과 연구 현장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지, 그리고 프로그램이 디지털 전환 시대 인력 수급 불균형 해소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 주시하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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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음드림업엑스포#과학기술정보통신부#강화학습요리로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