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잡겠다"…정청래·박찬대, 이재명 대통령 앞 선의의 경쟁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과 리더십 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를 찾으면서 정청래·박찬대 두 의원이 상징적인 경쟁과 교차 신경전을 펼쳤다. 이날 이 대통령의 행보와 발언, 그리고 두 후보의 대응은 당내 친명계 통합과 향후 민주당 권력 구도의 향방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2025년 6월 26일, 이재명 대통령은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후보인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은 각각 이 대통령의 의중을 의식한 듯 적극적인 환영과 인사에 나섰다. 이 장면은 당내 대표 당선을 향한 경쟁이 실제 공간에서 표면화된 사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현관 앞까지 나가 이재명 대통령을 영접했다. 정 의원은 "안녕하십니까. 대통령님"이라고 직접 인사했고, 이 대통령은 웃으며 "선거 운동은 잘 되고 있어요"라며 친근하게 화답했다. 정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소개한 장면이다. 이 대통령이 "나는 한 표밖에 없어요"라고 하자, 정 의원은 "아닙니다. 많이 있습니다"라고 답하는 등, 두 사람은 여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이에 비해 박찬대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먼저 인사를 나눴다. 박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께서 국회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저에게 다가왔다"며 "열심히 하고 있다는 저의 답변과 함께, 위기를 기회로 바꿀 각오를 다졌다"고 전했다. 두 후보 모두 이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부각하며 당내 ‘명심’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마치고 퇴장하는 길에서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함께 서있는 자리에서 두 사람의 손을 포개어 잡고 격려했다. 동시에 두 의원이 서로 악수하도록 했으며, 이는 당 대표 선거가 당내 친명(친이재명)계 중심 대결이라는 점에서 통합의 메시지를 강조한 행보로 해석됐다. 정 의원은 "갈라치기, 분열하지 말고 축제 같은 전당대회가 되길 바라는 주문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의원 또한 "멋진 축제 속의 경쟁을 당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은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면서도 각자 비교우위와 전략을 과시하는 신경전을 이어갔다. 박찬대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청래 의원을 '골게터'에 비유하며 "원내대표인 내가 전략을 짜면, 골게터 정청래가 받아서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의원은 유튜브 방송에서 "'골게터 스트라이커'가 치밀하게 준비해서 과학적으로 상대의 약점을 공략해야 한다"며 "승리를 통해 국정안정이 가능하다. 싸움을 계속해야만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팀플레이와 안정된 원팀 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 비해, 정 의원은 "최고의 안정은 최고의 승리에서 온다"며 강한 추진력과 개혁 의지를 부각했다. 협치와 화합, 혹은 강한 추진력과 승리 중심 리더십 중 어디에 당심이 실릴지 정치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는 당 대표 후보 두 사람 모두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놓고 기선 잡기에 나서는 등 치열한 분위기가 형성됐다. 정치권은 선의의 경쟁 구도를 내세운 양측의 행보가 향후 더불어민주당 내 리더십 구도와 전당대회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하반기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명계 중심의 권력 재편과 통합, 혁신 과제까지 복합적인 변화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