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반도체 랠리 다시 불붙었다”…미국 뉴욕증시, 금리 인하 기대 속 강세 마감
현지시각 기준 26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에 힘입어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번 흐름은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유지되는 가운데, AI 산업 지형 변화에 대한 기대가 투자 심리를 지지한 결과로 평가된다.
현지 시간으로 2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4.67포인트(0.67%) 오른 47,427.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46.73포인트(0.69%) 상승한 6,812.61을 기록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89.10포인트(0.82%) 뛴 23,214.69에 마감해 3대 지수 모두 0.7% 안팎의 상승률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최근 AI 산업의 경쟁 구도 변화와 맞춤형 칩 수요 확대가 부각되면서 관련 종목으로 순환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성 매물이 나오며 약 1% 하락했지만,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1%대 상승을 이어가며 대형 기술주의 강세 기조를 유지했다.
AI와 반도체 업종 전반에는 매수세가 집중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에 근접하는 급등세를 기록했고,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상승 마감했다. 특히 구글의 텐서처리장치(TPU)가 AI 산업의 핵심 축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맞춤형 칩에 강점을 가진 브로드컴이 3%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브로드컴 주가 강세로 시가총액은 1조9천억달러에 근접해 테슬라와 메타와의 격차를 더 벌렸고, 약 2조4천억달러 규모인 아마존과의 간극은 줄였다.
네덜란드(Netherlands)의 장비업체 ASML, 미국의 AMD와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도 3% 이상 상승하며 반도체 업종 강세 흐름에 동참했다. 반도체와 AI 인프라 투자가 다시 탄력을 받는 모습으로, 미 증시 내 성장주 선호 심리가 재가동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기업 오라클도 4%를 상회하는 상승률로 눈에 띄는 반등을 연출했다. 오라클은 그간 오픈AI와의 대규모 계약 소식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부채를 감수한 설비투자 계획이 알려지며 9월 이후 투자 심리가 위축돼 왔다. 그러나 도이체방크의 브래드 젤닉 분석가는 “재무적 및 운영적 위험 요인이 존재하지만, 오픈AI의 백로그가 견조한 투자수익률을 보여주고 있고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는 오라클에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고 평가해 투자 심리 회복에 힘을 보탰다.
시장 전반의 위험 선호 회복에는 금리 인하 기대가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84.8%로 반영했다. 전날 장 마감 무렵과 비슷한 수준이 유지되며, 투자자들이 연말 완화 전환 기대를 고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변동성 지표도 진정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1.37포인트(7.38%) 하락한 17.19를 기록했다.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기술주와 성장주 중심의 매수세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웰스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튼 대표는 “최근 1~2주 동안 형성됐던 위험 회피 분위기에서 빠르게 되돌림이 나타난 것”이라며 “추수감사절이 포함된 주는 통상적으로 시장이 강한 흐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연중 최대 소비 시즌을 앞둔 소매 업종에도 기대가 반영됐다.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소비 관련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월마트는 1.96% 올랐고, 홈디포도 1.25% 상승했다. 베스트바이는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매출과 이익이 모두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되며 이틀간 약 7% 상승했다. 소매업체를 대표하는 상장지수펀드인 스테이트스트리트의 SPDR S&P 리테일 ETF는 이번 주 들어 이날까지 약 6% 상승률을 기록했다.
콜스는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전날 42% 급등한 데 이어 7.49% 추가 상승했다. 경영진 교체를 계기로 체질 개선과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는 흐름이다. 업종별로는 통신서비스와 의료·건강 관련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섹터가 상승했으며, 기술, 유틸리티, 소재 업종은 모두 1% 이상 오르며 업종별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로 거래일이 줄어든 가운데, 주간 기준으로 6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는 27일 추수감사절로 휴장하고, 28일에는 조기 폐장 일정에 따라 단축 거래를 실시한다. 월가에서는 AI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 강세와 연말 소비 시즌 효과, 금리 인하 기대가 맞물리며 단기적으로 증시 상승 모멘텀이 유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제 금융시장은 12월 FOMC 회의 결과와 미국 연말 소비 지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AI 투자 열기와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가 실제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글로벌 경기 둔화 압력 속에서 미 증시 강세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