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거래 직후 2조8천억 투자”…트럼프 일가·UAE 밀착 의혹 확산
현지시각 15일, 미국(USA)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전 행정부와 트럼프 일가, 그리고 아랍에미리트(UAE) 사이에 이뤄진 대규모 인공지능(AI) 반도체 거래 및 미화 20억 달러(약 2조8천억 원) 투자 합의가 깊은 유착 의혹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중동 지역의 외교·경제 지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첨단 기술 통제와 사적 이해가 얽힌 새로운 국제 질서 변화를 촉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UAE에 ‘엔비디아’의 AI 칩 수십만 개를 제공하는 계약에 합의했고, 동시에 UAE의 실세 셰이크 타눈 빈 자예드 알 나흐얀이 트럼프 일가와 부동산 개발업자 스티브 위트코프가 설립한 가상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2조8천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AI 칩은 국가안보와 미중(USA-China) 기술 경쟁 이슈로 수출이 엄격히 제한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안에서 UAE는 AI 칩 확보와 창업 투자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고, 트럼프 일가 측은 거액의 경제적 이익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스티브 위트코프는 최근 수개월간 셰이크 타눈과 긴밀한 접촉을 이어가며 UAE와의 사업적·외교적 협력 관계를 강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NYT는 이례적으로 거래 양상이 사적 이해와 백악관 내부 결정에 중첩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위트코프는 UAE의 AI 칩 도입 협상에 깊이 관여하는 한편, 본인이 공동 설립한 기업에 UAE 투자 유치도 적극 이끌었다. 동시에, 벤처투자자 데이비드 색스 역시 민간 투자자이자 백악관 AI·가상자산 책임자로서 UAE와의 칩 협상에 관여했고, 셰이크 타눈 소유의 AI 기업 임원이 월드 리버티에도 몸담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일부 내부 이견에도 불구, AI 칩 수출을 결국 UAE에 허용했다. NYT는 백악관 인사 교체 후 입장이 바뀌며 거래가 급진전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월드 리버티’의 위트코프 지분 매각과 관련해 백악관은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실질적 지분 정리는 아직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파악된다.
이번 거래에 대해 윤리 전문가들은 “고위 공직자와 그 가족의 공익·사익 분리라는 미국 외교의 근본 원칙이 훼손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브래드 카슨 정부 AI 자문기구 대표는 “미국 대통령은 상업적 이익이 아니라 국가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익과 미국 대외정책이 중첩된 새로운 형태의 이해충돌 사례라고 지적했다.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익숙한 경제-정치 결합 구도가 미국 정치 현장에서도 재현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향후 트럼프 일가와 UAE 간 추가적인 거래 내역 공개 여부, 그리고 미국 내 정치·외교적 파장에 글로벌 시장과 국제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및 중동 안보 지형에도 장기적 파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