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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 의혹 성역 없다”…정청래, 강선우 제명·김병기 징계 착수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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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과 각종 비위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거세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고강도 조치를 선택했다. 당 안팎에서 위기감이 고조되자 정청래 대표가 직접 나서 강경 대응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새해 정국이 초반부터 긴장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일 저녁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휴일임에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강선우 의원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강 의원을 둘러싼 공천헌금 의혹이 제기된 지 사흘 만에 최고 수위 징계를 결정한 것이다.

강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약 3시간 전 탈당을 선언했고, 실제 탈당 절차도 마무리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당규 제19조를 근거로 징계 회피 목적의 탈당으로 판단, 제명 처분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징계 혐의자가 탈당하더라도 제명에 해당하는 징계가 가능하며, 탈당자에 대해서도 당이 별도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주식 차명거래 의혹이 불거진 직후 탈당한 이춘석 의원에 대해서도 같은 조항을 적용해 제명한 바 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지도부가 ‘탈당으로 징계 회피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재차 확인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강 의원에 대한 제명 결정은 과거와의 비교에서도 눈에 띈다. 지난해 강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시절 보좌관 갑질 논란으로 낙마했을 때만 해도 정청래 대표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겠다”며 방어에 나섰다. 그러나 공천헌금 의혹이 불거지자 정 대표는 이번엔 “성역 없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정반대의 행보를 택했다.

 

민주당은 강 의원뿐 아니라 각종 비위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의원에 대해서도 공식 징계 절차를 밟기로 했다. 정 대표는 이미 김 의원이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기 전 당 윤리감찰단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이날 뒤늦게 공개했다.

 

정 대표는 최근 발언에서 “강 의원을 포함해 어느 누구도 성역일 수 없다. 끊어낼 것은 끊어내고 이어갈 것은 이어가겠다”고 말해 두 의원에 대한 고강도 조치를 시사했다. 그는 이날 경남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곧바로 여의도로 복귀해 심야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하고 제명 및 징계 착수 방침을 확정했다.

 

이날 최고위는 스스로를 이재명 대통령의 ‘블랙 요원’이라고 지칭해온 친명계 김병기 의원에 대해 당 윤리심판원에 신속한 징계 심판을 요청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이 사태에 대해서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하며 김 의원을 향해 사실상 원내대표직 사퇴를 압박한 바 있다.

 

민주당 내부에선 지난달 29일 불거진 공천헌금 의혹이 이번 강경 조치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강선우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보좌진을 통해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고,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관련 내용을 논의하는 음성파일이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보도로 인해 공천 과정의 금품 수수 의혹이 본격 확산했다.

 

더구나 김병기 의원을 둘러싸고 각종 비위 의혹이 연일 추가 제기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당의 위기감은 극대화됐다. 당 일각에선 공천헌금 논란을 두고 “의원들 모두 거의 ‘멘붕’ 상태”라는 반응까지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즉각 특검 카드를 꺼내 들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보수 진영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 구조적 문제를 드러냈다며 공천 시스템 전반에 대한 검증을 주장하는 기류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연쇄 의혹이 계속될 경우 입법과 국정 주도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여기에 더해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김병기 전 원내대표 측이 전 동작구 의원 2명으로부터 1천만∼2천만원을 받았다가 되돌려줬다는 과거 의혹이 언론 보도로 재조명되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졌다. 지도부는 추가 폭로가 이어질 경우 당의 도덕성 타격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서둘러 수습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전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의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는 “공천을 둘러싼 금품 거래 의혹이 제기된 자체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당은 미적거리거나 은폐하는 일말의 어떤 것도 있어선 안 된다는 분명한 기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실 규명 여하에 따라 분명한 조치도 당연히 수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당내 인사와 별개로 보수 야당 출신인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갑질·폭언 의혹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폭로가 현실화될 경우 도덕성 논쟁의 불씨가 다른 진영으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해 정권 출범 초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던 강선우 의원이 보좌관 갑질 논란으로 낙마하면서 당정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경험이 있다. 당내에선 유사한 양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동시에 보수진영 인사인 이 후보자에 대한 논란이 확대될 경우 적극적인 방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에서 제기된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내란의 허물이 있는 이 후보자에 대해서 두 팔 벌려 환영할 수는 없지만, 다들 대통령의 통합 의지를 이해하는 차원으로 받아들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권이 통합을 앞세운 인사 기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도덕성 검증 공방이 어디까지 번질지에 따라 정치권 전반의 긴장도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신속한 제명과 징계 착수를 두고 부패 이슈 선제 차단이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수사 및 추가 폭로 결과에 따라 후폭풍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교차하고 있다. 국회는 향후 윤리위 절차와 특검 논의 가능성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다시 격돌할 수 있으며, 공천제도 개선 논의도 다음 회기에서 본격적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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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더불어민주당#강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