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일 도주 끝 구속”…이기훈, 김건희 특검 수사 급물살 타나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수사를 피해 도주해온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이 55일 만에 붙잡혀 12일 구속됐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기훈 부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김건희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았다.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속에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수사 강도를 높일 동력이 마련됐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이정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신청한 이기훈 부회장의 구속영장에 대해 "증거를 인멸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기훈 부회장은 지난 7월 17일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한 뒤 도주했고, 55일 만인 9월 10일 전남 목포에서 체포됐다. 도주 전력을 감안해 이날도 영장심사에 출석하지 않았고, 부재 속 심사는 신속히 마무리됐다.

특검팀은 이기훈 부회장이 주도한 삼부토건과 웰바이오텍의 주가조작 혐의는 물론,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앞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 직전 메신저 단체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겼음이 드러나면서 김건희 여사의 연관성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특검팀은 8월 22일 이종호 전 대표를 변호사법 위반으로만 기소했고,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의 공소장에도 김건희 여사 관련 내용이 언급되진 않았다.
이기훈 부회장은 2023년 5월부터 9월까지 이일준 회장, 이응근 전 대표 등과 함께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가담해 369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삼부토건 측은 2023년 5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명분 삼아 투자자를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가는 2023년 5월 1천원대에서 2개월여 만에 5천500원까지 급등했다.
이와 함께 웰바이오텍도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 명목으로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해당 시기 전환사채 발행과 매각 등으로 투자자들 역시 약 400억원의 부당 이득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기훈 부회장의 구속으로 특검팀이 웰바이오텍을 둘러싼 주가조작 의혹 수사에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여사 연루 가능성, 특검 수사의 진전 여부를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특검의 수사 방향과 실체 파악 여부가 정국 변수로 떠오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