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 박애리·팝핀현준 운명적 무대”…사랑이 춤이 돼 울림→부부 듀엣의 감동 물결
사랑이란 언어로 마음을 주고받는 두 사람이 무대 위에 서는 순간, 음악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약속이 된다. ‘불후의 명곡’에서는 박애리와 팝핀현준을 비롯한 연상연하 부부 듀엣들의 이야기가 관객의 가슴을 고요하게 흔들었다. 각자의 삶에서 단단하게 다져온 신뢰와 연륜, 그리고 서로를 향한 순수한 애정이 묻어나며, 진정한 동반자로서의 의미를 무대 위에서 선명히 드러냈다.
무대를 수놓은 첫 번째 부부, 박애리와 팝핀현준은 ‘담배가게 아가씨’로 국악과 현대무용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었다. 담백하면서도 절제된 한국적 미감, 그리고 화려한 춤사위가 하나가 되는 순간,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엔 찬란한 떨림이 번졌다. 두 사람만의 시선과 손짓, 그리고 비로소 완성되는 퍼포먼스는 곡의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진솔했다.

뒤이어 무대에 선 미나와 류필립은 ‘이제는’으로 깊은 교감과 위트를 드러냈다. 연상연하 커플 특유의 세련됨과 자유로움이 섬세한 퍼포먼스 안에 어우러지며, 무대에는 묘한 설렘이 감돌았다. 김사은과 성민은 ‘파트너’를 통해 서로에게 건네는 신뢰의 무게를 노래했다.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는 존재감과 그 안에 숨겨진 애틋한 유대가, 정확히 맞물리는 하모니로 관객에게 여운을 남겼다.
임정희와 김희현 부부는 감미로운 보컬과 발레리노의 우아한 선율이 더해진 ‘시간을 거슬러’로 한 편의 음악극을 연출했다. 노래와 춤이 서로를 북돋우며, 고요한 아름다움이 객석을 포근하게 감쌌다. 신혼의 달콤함으로 무장한 은가은과 박현호는 ‘빗속의 여인’에서 풋풋한 설렘과 폭발적인 가창력이 공존하는 순간을 선사했다. 마지막으로 차지연과 윤태온 부부의 ‘제발’에서는 애절함이 담뿍 묻어나는 음색과 깊은 시선이 관객을 잠시 멈추게 했다.
무대 위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한 이들은, 공연을 넘어 일상과 예술, 사랑과 인내가 교차하는 진한 순간을 관객과 나누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공연장은 울림 속에서 한층 더 깊은 감정의 결을 확장해갔다.
각기 다른 부부의 색깔로 완성된 ‘불후의 명곡’ 연상연하 부부 듀엣 특집은, 오는 6월 14일 토요일 저녁 6시 5분 시청자를 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