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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전체가 무대가 됐다”…도심 축제에 스민 부산의 새로운 하루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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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산 도심을 걷다 보면, 익숙했던 광복로 패션거리가 어느새 거대한 축제의 무대가 된다. 예전에는 자동차 소리와 분주한 상점들이 전부였던 곳에, 이제는 음악과 서커스, 예술가들의 몸짓이 함께 어우러진다. 사소한 변화 같지만, 거리에서 만난 예술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일상을 다르게 채색해 놓는다.

 

축제의 현장에서는 발코니에서 울려 퍼지는 뮤직쇼, 디지털 오브제를 활용한 퍼포먼스, 다양한 나라에서 온 마임 아티스트, 그리고 학생들이 펼치는 탭댄스 무대까지, 곳곳이 살아 움직인다. 부모와 아이, 연인, 여행객이 함께 손뼉 치며 웃고, 누구나 자유롭게 퍼포먼스에 녹아든다. 거리를 누비던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낯선 예술 풍경에 빠져드는 모습이 SNS 인증샷으로 번지고 있다.

발코니 뮤직쇼부터 시티 서커스까지…‘부산 스트릿 페스타 인 광복’ 부산 중구서 펼쳐진다
발코니 뮤직쇼부터 시티 서커스까지…‘부산 스트릿 페스타 인 광복’ 부산 중구서 펼쳐진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축제를 중심으로 30개의 소공연장이 부산 전역에 연결되며, 지역 예술인과 시민의 참여도 크게 늘었다. 다양한 로컬숍과 아트 마켓이 들어서며, 소상공인들과 예술가가 같은 무대를 공유하는 현장도 이채롭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도심 속 공공예술의 확장’이라 이야기한다. 공연예술 기획자 조아라 씨는 “예술이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시민들이 삶의 리듬을 다르게 느낀다.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이 된다는 경험이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낯설지만 새로운 감동이었다”, “아이 손을 잡고 다시 걷고 싶다”, “부산이 이렇게 다채로워질 줄 몰랐다”는 체험담이 줄을 잇는다. 그만큼 지역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잊지 못할 하루로 남는다.

 

언젠가부터 ‘축제’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평범한 거리를 다시 보는 렌즈가 됐다. “거리에서 작은 예술을 마주한 뒤, 남포동이 조금 더 따뜻해졌다”는 한 시민의 말처럼, 부산 ‘스트릿 페스타 인 광복’은 나와 도시의 거리가 한 뼘 더 가까워지는 순간들을 선사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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