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부담에 빅테크 약세”…미국 증시, 지표 공백 속 불확실성 확대
현지시각 13일, 미국(USA) 뉴욕증시가 장초반부터 빅테크 중심 약세를 보이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날 S&P500과 나스닥종합지수 등 주요 지수는 위험자산 선호 위축과 인공지능(AI) 설비투자 부담, 연방정부 통계 공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동반 하락하며 출발했다. 최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최고가를 경신했던 분위기와 달리, 기술주와 고위험 성장주를 중심으로 시장의 피로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39분(미 동부시간) 기준 S&P500은 0.62% 내리고, 나스닥과 러셀2000 등도 각각 0.77%, 0.65%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변동성 지수(VIX)는 4% 넘게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고조된 분위기다. 시장에선 “고강도 AI 설비투자에 대한 부담이 실적과 밸류에이션에 장기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113/1763045683218_831383736.jpg)
이번 증시 약세는 주요 거시지표 발표가 일시 중단된 점과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애초 이날 발표가 예정됐던 소비자물가지수(CPI), 신규 실업수당 청구 등은 연방정부 일정과 맞물려 지연됐다. 이에 따라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와 실제 정책 스탠스 사이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부 연준 주요 인사들이 이날 연이어 발언에 나설 예정이어서, 정책 실마리가 단기적으로 시장 변동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주요 기술주(빅테크) 주가는 장초반부터 두드러진 조정을 겪었다. 테슬라와 엔비디아, 팔란티어 등은 2~3%대 하락을 기록했고, AI·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은 3~5%까지 급락하며 AI 열풍 뒤 피로감을 드러냈다. 반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일부 헬스케어·금융 종목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며 종목별 로테이션이 감지된다. 개별 종목 기준으론 오히려 상승수가 하락수를 넘는 구간도 확인돼, 시장 전반이 일방적으로 밀리기보다는 성장주·비성장주간 선별 조정이 특징적이다.
서학개미의 거래 동향과 미국 주식 보관금액 추이 역시 이번 조정이 단기 투매가 아니라 종목별 성격에 따라 구분된 포트폴리오 재편의 신호로 읽힌다. 11월 11일 기준 테슬라(39조 9,733억원), 엔비디아(26조 2,329억원) 등 빅테크 상위 보관금액은 감소세를, 반면 애플과 알파벳, S&P500 ETF, 배당주 ETF, 국채 ETF 등은 증가세를 보이며 방어적 전략과 성장주 추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전체 미국 주식 상위 50개 보관금액은 178조원을 소폭 밑돌며, 일부 포지션 축소와 현금화 움직임이 병행되는 모습이 포착됐다.
미국 월가에서는 이번 변동성을 섹터별, 개별 기업별로 차별화된 흐름으로 보고 있다. 실제 월트디즈니는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으며, 시스코·나이키 등은 기대 이상의 실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나이키·시스코 등은 장전 상승 흐름을 나타낸 반면, 소비 둔화 우려가 반영된 달러트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찰스 슈왑 등 증권업체들은 투자자 자금이 고평가된 빅테크에서 점진적으로 헬스케어, ETF, 배당주 등으로 분산 이동 중이라고 평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정책과 핵심 경제지표 발표가 단기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한다. CNN,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도 “지표 공백이 초래한 불확실성이 기술주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서학개미의 현금 비중 확대, 방어적 자산 분산은 ‘고점 경계’ 및 변동성 대비 전략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빅테크·AI 고평가 종목 조정이 일시적 조정에 그칠지 아니면 위험자산 축소의 본격 신호로 전환될지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여부, 미국 경제지표 회복 속도, 개별 기업실적에 따라 조정 폭과 방향을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장 내 밸류에이션 피로감 해소와 데이터 발표 재개 유무가 방향성의 관건"이라고 진단하면서, 앞으로도 종목·섹터별 변동성 장세가 심화될 가능성에 주의를 당부한다.
국제사회는 향후 미국 증시 변동성의 글로벌 자금 흐름과 위험자산 선호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번 조정이 단기적 숨 고르기를 넘어, 보다 큰 위험회피 국면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