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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청탁 위해 1억대 그림 전달”…김상민 전 검사 구속, 특검 수사 본격화
정치

“공천 청탁 위해 1억대 그림 전달”…김상민 전 검사 구속, 특검 수사 본격화

허예린 기자
입력

고가의 그림을 매개로 한 총선 공천 청탁 사건이 다시 정국을 흔들고 있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김건희 여사 측에 1억 원대 미술품을 전달하며 국민의힘 공천과 국가정보원 법률특보 임명을 요청한 혐의로 18일 구속됐다. 정치권 핵심 인사와 여권 실세를 잇는 정경 유착 의혹에, 검찰 출신 인사의 도덕성 논란까지 겹쳐 일파만파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18일 새벽 김상민 전 검사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사유를 들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서울 서초구 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도, 특검팀의 ‘공천 개입’ 수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특검팀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2023년 이우환 화백의 작품 ‘점으로부터 No.800298’을 1억 원대에 구입해 김건희 여사의 오빠 김진우 씨를 거쳐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공천과 국정원 법률특보 임명 청탁이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9.17 [공동취재]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그림을 건네고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9.17 [공동취재] / 연합뉴스

특검 관계자는 “총선 공천용으로 그림을 이용한 정황과, 선거용 차량 리스비 대납 등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도 포착됐다”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 김상민 전 검사는 지난해 경남 창원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를 노렸으나 공천에서 배제된 뒤, 곧바로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김상민 전 검사 측은 “김건희 여사 오빠의 부탁을 받고 그림을 대리 구매했다”며, “개인적 친분 외에 공천 청탁은 없었다”고 강조하는 등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또한 이우환 작가의 그림이 위작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구속 필요성이 미약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그림의 진품 여부와 가격을 둘러싼 논란도 불붙고 있다. 미술품 감정 기관마다 진위 판정이 엇갈리며 정치적 의혹에 불신을 더했다. 정치권 일부에서는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까지 확대될 소지가 크다”며 정국 파장을 예고했다.

 

이날 특검팀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사건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야권은 “검찰·여권·국정원의 정경유착 본질이 드러난 사건”이라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특검은 김상민 전 검사 구속을 신호탄 삼아,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연루 가능성까지 전방위 수사에 나설 전망이다. “특검팀은 뇌물죄 수사도 병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회와 정치권은 관련 의혹을 두고 한동안 첨예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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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김건희#공천청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