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허영만, 창원·마산 골목의 맛”…최은경과 함께한 백반 기행→숨은 별미의 온기와 마주하다
창원의 해사한 골목, 그곳에서 허영만과 최은경이 환한 미소로 첫발을 내디뎠다. 창녕의 여유와 마산의 정취가 어우러진 식탁 앞, 오랜 시간 이어온 손맛과 따뜻한 명랑함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이야기와 웃음이 수놓인 밥상 위에서 두 사람은 추억과 향수를 들여다보았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 새롭게 펼쳐 놓은 무대는 경상남도 창원과 마산의 숨겨진 맛골목이다. 방송인 최은경이 자신의 고향을 곁에 두고, 허영만과 함께 잠들지 않는 설렘으로 골목 안을 거닐었다. 마산 어시장의 54년 차 상인 박순연이 첫손에 꼽은 신포동 장어국 맛집은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골목에서 과거와 현재의 시간을 이어간다. 가격마저 다정하게 다가온 장어국 한 그릇은, 얼핏 들리는 ‘짱어국’이라는 정겨운 말씨만큼 고향을 닮았다. 촘촘히 차려진 엄마 밥상의 반찬이 한 상에 오르고, 깊은 들깨찜과 고구마줄기, 호박잎, 콩잎장아찌 같은 제철 반찬이 식탁을 푸근하게 채운다. 장어국 한 모금에 고향의 기억이 곁들여져 든든함이 더해진다.

직장인들의 점심 시간마저 특별하게 물들이는 성산구 중앙동의 한우육회비빔밥 집에서는 2대째 손맛을 이어온 서동형, 김영애 부부의 정성이 담겼다. 이곳은 정정이 주인장이 남긴 온기 어린 손맛 위에 다음 세대의 정열이 더해지는 공간이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자리에 소양수육과 한우육회비빔밥, 그리고 은근한 국물의 한우소국밥까지 차려진다. 담백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육회비빔밥을 맛본 최은경은 “쫄깃쫄깃하게 퍼지는 구수한 맛”이라며 연신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마산합포구 오동동 복요리 거리의 또 다른 맛집에서도 오랜 전통이 이어졌다. 박종필 사장은 1969년부터 참복과 까치복만 고집해온 아버지의 방식을 지켰다 밝혔다. 석쇠 위에 올린 복어불고기와 된장으로 맛을 낸 복찌개는 시간의 두께를 아울러 전한다. 복소금구이에서 느껴지는 폭신한 식감에 최은경은 어릴 적 기억과 맞닿은 듯 조용한 감탄을 더했다. 차림상에 오른 배추김치와 복어껍질 무침, 유자소스 등 정성 가득한 밑반찬 또한 눈길을 끌었다.
느린 골목길과 오래된 식당에서 발견한 따뜻한 한 끼는, 허영만과 최은경의 대화 속에 세월의 온도가 고스란히 담겼다. 진솔한 토크와 진득한 손맛이 전하는 믿음과 위로는 시청자 마음까지 여운으로 번졌다.
한편, TV조선 교양 프로그램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은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50분, 창원과 마산의 특별한 밥상 풍경을 살아있는 기록으로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