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휴머노이드 로봇 수주잔고 1조 원 돌파…한라캐스트, 로봇·미래차 테마주로 급부상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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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양산 준비와 1조 원을 웃도는 수주잔고 확대 소식이 알려지며 중소형 로봇·미래차 관련 부품주에 수급이 쏠리고 있다. 11월 들어 조정을 거듭하던 한라캐스트 주가가 다시 9,000원대를 회복하면서, 상장 초기 특유의 높은 변동성이 투자자 심리를 자극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로봇과 전기차 밸류체인 기대가 주가를 견인하는 가운데,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균형 여부가 향후 흐름을 가를 변수라고 보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9일 한라캐스트 주가는 9,770원에 거래를 마쳐 전일 대비 10.9% 상승했다. 장중에는 9,000원에서 10,390원 사이를 오가며 저가 대비 20% 안팎 등락을 기록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10월 20일 1만2,840원 선에서 고점을 형성한 뒤 8,600원까지 밀리며 넓은 조정 구간을 보였으나, 최근 다시 로봇·미래차 테마 수급이 유입되며 9,000원선을 회복한 흐름이다.

한라캐스트[12549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한라캐스트[12549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매매 방향이 엇갈렸다. 11월 11일부터 18일까지 외국인은 약 25만 주를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약 10만 주를 순매도하며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 기간 주가는 조정과 반등을 반복했는데, 외국인 매수 전환 시기에는 단기 반등세가, 기관 매도 확대 구간에서는 변동성 확대가 동반되는 패턴이 관측됐다. 개인 투자자가 거래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상장 초기 공모주 특유의 개인 중심 수급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기술적 흐름으로 보면 한라캐스트 주가는 상장 이후 6개월 기준 연중 저점 4,355원에서 최근 1만 원 안팎까지 올라 약 70% 상승했다. 단기적으로는 20일 이동평균선인 약 1만1,000원 아래, 60일선인 약 8,600원 위에서 등락하며 9,000원에서 1만1,000원 사이 매물 소화 구간에 머무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9,000원대를 최근 저점이자 수급 분기점으로, 1만1,000~1만2,000원대를 상장 이후 단기 저항 구간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동일 업종 내에서 한라캐스트는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로 분류된다. 최근 한 달 등락률이 10.9%로 현대모비스 1.9%,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0.4%, 한국앤컴퍼니 1% 안팎, 한온시스템 -1.4%와 비교해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보였다. 시가총액은 약 3,600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252위에 해당한다. 외국인 지분율은 3.3%로 주요 자동차 부품 대형주(30~40%대)보다 낮아 안정적인 중장기 수급 기반보다는 단기 신규 수요 유입 여부가 주가 민감도로 이어지는 구조라는 평가가 제시된다.

 

재무 지표는 성장성과 수익성이 일정 수준 확보된 모습이다. 한라캐스트 매출액은 2022년 1,028억 원에서 2023년 1,220억 원으로 늘었고, 2024년 1,444억 원, 2025년 1,661억 원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2023년 148억 원, 2024년 123억 원, 2025년 137억 원 수준으로 예상돼 영업이익률 8% 안팎을 유지하는 구조다. 순이익률 역시 7% 안팎으로 추정되지만, 동종 업계 대비 이익 규모는 아직 크지 않아 대규모 수주잔고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되는지가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은 최근 연간 기준으로 10% 중반에서 40%대까지 높게 나타났다. 다만 상장 과정에서의 자본 변동 효과가 섞여 있어 단순 수치 해석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현재 주가수익비율 PER가 약 25배로, 현대모비스·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비교 기업들의 6~8배 수준보다 높은 프리미엄 구간에 머물러 있다. 배당수익률 정보와 안정적인 배당 이력은 아직 제한적이어서, 투자 포인트가 배당보다는 성장 스토리와 수주잔고 기대에 집중되는 구조다. 부채비율은 일부 연간 지표에서 200%를 크게 웃돌았으나 최근 분기 기준으로는 100% 중후반대로 낮아지며 재무 레버리지 부담이 완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주가를 자극한 직접 재료는 휴머노이드 AI 로봇 부품 양산 준비와 1조1,500억 원 수준의 수주잔고 확대다. 회사는 3분기에만 약 5,100억 원 신규 수주를 확보해 누적 수주잔고가 1조 원을 크게 웃돌게 됐다고 밝혔다. 연말부터 고객사 요청에 따라 즉시 양산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는 설명도 내놨다. 이는 기존 자동차·미래차 부품 위주에서 지능형 로봇·AI 부품 영역으로 공급망을 확장한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시장에서는 한라캐스트를 단순 자동차 부품사가 아닌 미래차·로봇 핵심 공급망 기업으로 보는 시각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상장 이후 첫 실적인 3분기 실적 발표도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회사는 3분기 누적 매출 1,148억 원, 영업이익 9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관세 부담이 존재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성장이 이어진 점이 확인되면서 본업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라캐스트의 주력 사업은 알루미늄·마그네슘·아연 등 경량 금속을 활용한 정밀 다이캐스팅 부품 제조다. 제품군은 모바일·가전용 부품을 넘어 전기차·자율주행차용 전장 부품과 로봇 부품으로 확장되고 있다. 자율주행 카메라 케이스와 브라켓, 커넥티드 디스플레이 프레임, 배터리·전력변환장치 케이스 등이 대표 제품군으로 제시된다. LG전자·현대모비스·삼성전기 등 국내 대형 전장·전자 기업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글로벌 AI 자동차 기업과의 협업 확대, 스마트팩토리 구축, AI 로봇 부품 개발 계획이 회사 측 공식 커뮤니케이션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되며 테마성이 강화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라캐스트를 미래차와 휴머노이드 로봇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경량 소재·부품주로 해석하며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일부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글로벌 전기차·AI 기업의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망 편입 기대를 반영해 한라캐스트를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주로 부르기도 한다.

 

정책·산업 측 환경도 우호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추진 중인 지능형 로봇 보급·확산 사업과 각종 로봇 실증사업이 구체화되면서 로봇 본체뿐 아니라 부품 밸류체인 전반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2026년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로봇 실증·통합관제 프로젝트 윤곽이 드러나자, 경량 금속 부품과 전장 케이스를 공급하는 기업들에 대한 수혜 전망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전기차·자율주행차 투자가 지속되고 공장 자동화·로봇 도입이 늘어나면서, 중장기 수요 사이클이 우상향 구간에 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한라캐스트의 최근 급등을 펀더멘털 개선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휴머노이드 로봇 부품 양산 준비와 수주잔고 증가는 올해 초부터 순차적으로 언급돼 왔고, 11월 주가 급등은 공모주 2차 랠리 성격의 테마·수급 장세가 결합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상장 후 두 달여 시점으로 유통주식수가 제한된 상황에서 로봇·AI·미래차 테마가 재부각되자 개인 중심 단기 매매세가 몰리며 거래대금이 수백억 원대로 뛰어오른 점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의무보유 확약 물량 해제 이슈가 더해지면서 신규 상장주에서 흔히 나타나는 수급 불안정 패턴이 재현됐다는 평가다.

 

테마 관점에서는 자동차 경량 소재 부품, 자율주행차, 지능형 로봇·AI, 코스닥 신규 상장주 등 여러 키워드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11월 들어 정부의 로봇·스마트팩토리 지원정책과 글로벌 로봇·자동차 산업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며 한라캐스트가 로봇·미래차 섹터 내 새로운 수혜주 후보로 거론되는 빈도가 늘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정부의 로봇·미래차 관련 정책 발표, 글로벌 완성차·빅테크 기업의 로봇 투자 계획, 동종 업계 실적 발표 등을 주요 테마 강약 전환 요인으로 보고 있다.

 

업종 내 상대 평가에서는 성장 스토리와 수익성 측면의 강점과 밸류에이션·지속가능성 측면의 부담이 공존한다. 경량 소재·다이캐스팅 기술력과 미래차·로봇 부품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중장기 성장 동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절대 이익 규모와 ROE 측면에서는 현대모비스·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대형 경쟁사와의 격차가 상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PER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외국인 지분율과 배당 매력은 낮은 편이어서 성장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단기 수급과 가격 레벨, 중기 실적 모멘텀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9,000원 안팎이 최근 저점 및 매물 소화 구간, 1만1,000~1만2,000원대는 상장 이후 형성된 단기 저항 구간으로 인식된다.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9,000원 지지선 이탈 시 공모가 대비 차익 실현 매물이 추가로 출회되며 8,000원 초반까지 조정 폭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대로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로봇 부품 양산과 추가 수주가 실제 매출과 이익 개선으로 확인될 경우 1만2,000원선을 넘어 1만3,000원대 이상 중기 고점 영역 재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순매수 기조 유지 여부와 개인 거래 비중 과열 여부가 핵심 체크 포인트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한라캐스트가 상장 초기 단계의 중소형 테마주라는 점을 감안해 변동성 리스크 관리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로봇·미래차 관련주는 정책 발표와 글로벌 금리·환율, 전기차 수요 전망 등 외부 변수에 따라 단기간 수급이 크게 요동칠 수 있고, 공모주 락업 해제와 추가 오버행 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예상보다 큰 폭의 조정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마그네슘 등 경량 금속 가격과 공장 가동률 변화도 마진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에는 수주잔고뿐 아니라 실제 양산 속도와 수익성 개선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로봇·미래차 수요 사이클과 주요 정책, 글로벌 투자 계획 발표 등을 지켜보며 한라캐스트의 밸류에이션 조정 방향을 가늠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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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캐스트#휴머노이드로봇#미래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