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셧다운 불확실성에 나스닥 약세·테슬라 하락”…미국 증시, 정책 공백과 차익실현에 변동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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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3일, 미국(USA) 뉴욕증시가 오후 들어 변동폭을 키우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9월 비농업고용 보고서 발표가 연기됐고, 주요 데이터 집계까지 중단되면서 정책 가시성을 저해했다.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는 통상적 데이터 기반 결정이 어렵게 됐고, 투자자 심리엔 일시적 불확실성 프리미엄이 반영됐다.

 

이날 S&P500은 0.01% 소폭 상승한 6,715.79를 기록했으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0.28% 하락한 22,780.51로 밀렸다. 다우존스는 오히려 0.51% 오르며 우량주 위주의 강세가 돋보였고, 중소형주 지표인 러셀2000도 0.68% 상승했다. 오전까지만 해도 주요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오후 들어 단기 과열 신호와 누적 피로가 차익실현 매물로 쏟아지면서 강세가 급격히 식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정책 불확실성 외에도 성장주 실적과 밸류에이션 변곡에 대한 경계감이 시장을 짓눌렀다. 특히 AI·반도체주에선 엔비디아가 0.67% 하락하고, 테슬라 역시 1.42% 내리며 중심 역할을 하는 종목에서 매도세가 쏟아졌다. 엔비디아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향 GPU 공급 제약 이슈로 투자 심리가 흔들렸고, AI 하드웨어 체인의 정책 리스크도 가중됐다. 테슬라는 6거래일 연속 단기 급등 이후 조정 압력이 집중됐다. 애플은 0.35%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방어에 성공했고, 아마존·메타 등은 각각 2% 안팎 약세를 보였다.

 

서학개미(한국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행태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테슬라와 관련된 보관금액이 급감하고, 레버리지 ETF 추종금액도 최소화됐다. 반면 엔비디아와 애플, 양자컴퓨팅 테마주인 아이온큐 등에서는 가격 조정에도 불구하고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거나 확대됐다. 팔란티어는 미군 메모 논란으로 7%대 급락에도 추가 매수세가 붙었고, 방산과 AI융합 기술에 대한 신뢰 논의가 재점화됐다. 전반적으로 실적·테마 신뢰·규제 변수가 개별 종목별 주가 차별화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경제지표 역시 진폭을 키웠다. ISM 9월 서비스업 PMI는 50.0으로 전월 대비 하락, 확장·위축 경계에 놓였고 시장 기대에도 못 미쳤다. 반면 S&P 글로벌 서비스 PMI는 54.2로 예상치를 상회했다. 시장은 경제 소프트패치와 확장 기대가 혼재돼 여전히 방향성 모색에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연방기금금리 인하 기대는 일부 후퇴해 금리선물시장에서 연내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소폭 낮아졌다.

 

환율과 글로벌 크로스마켓 상황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달러 자산의 환차익 매력을 유지시켰으나, 원화 환산 수익률에 부담을 안겼다. 미국 증시 상위 50종목 기준 보관금액은 10월 2일 164조 9,189억원으로 최근 전고점 수준을 이어갔지만 직전 집계일 대비 소폭 감소했다. 테슬라 보관금액이 2조원 넘게 감소한 데 반해, 엔비디아는 하락장에서도 1,200억원대 자금 유입이 발생했다. 양자컴퓨팅 테마주 역시 가격·자금이 동반 상승했다.

 

월별 추이로는 2025년 10월 현재 한국 투자자의 미국 증시 보관금액이 223조 7,742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 달러 강세와 기술주 강세가 자금 유입을 동시에 자극한 모습이었다. 다만 통계 집계 시차와 주가 변동 타이밍이 다소 엇갈리며, 단기적인 수익률 해석에는 신중이 요구됐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공백과 셧다운이 일시적 변수임을 강조하며, 연방정부 정상화와 3분기 실적 가이던스의 톤에 따라 핵심 성장주의 주도권이 재확인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전략 차원에서는 레버리지·추세추종 노출 축소, 현금흐름 확실성 높은 방어 섹터 강화, AI·반도체주의 분할 매수 전략, 환헤지 포트폴리오 재점검 등이 제안됐다.

 

다수 외신 역시 “정책 불확실성과 차익실현이 시장 강도를 조정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등은 “데이터 공백기가 단기 변동성을 키웠으나, 시장 내 구조적 상승 모멘텀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정은 미국(USA) 기술주 랠리의 근간을 흔든 것이라기보다, 단기 과열 구간의 정상화 국면에 가깝다는 평가다. 향후 셧다운 해소, 고용지표 재개, 3분기 실적 시즌의 결과에 따라 미국 증시와 글로벌 투자매력도에 새로운 방향성이 제시될지 주목되고 있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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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테슬라#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