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사이트 의대 블랙홀”…서장협, 선택의 경계서 던진 경고→흔들린 미래의 심장
찬란한 미래의 초입에 서 있는 청춘들이 마음을 기댄 길은 단 하나뿐인 듯 보였다. ‘다큐 인사이트’는 의대로 쏠리는 대한민국 인재 진로의 쓴 내면을 깊이 조명했다. 방송에서는 수능 만점자 11명 중 7명이 의대를 선택하는 극단적 쏠림 현상을 실감 있게 다뤘다. 서장협이 컴퓨터공학부를 택했으나, 끊임없이 의대 진학을 권유받는 장면에서 진로 다양성의 위축과 사회적 불안감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유리스마 교육 유튜버는 “의대 합격은 부모의 수고를 인정받는 증명”이라는 속마음을 가득 담은 한마디로 경쟁의 민낯을 드러냈고, 초등학생 시절부터 학부모와 학교, 학원이 연합해 의대 입시를 위한 준비에 모든 에너지가 집중된 현실을 노출했다. 진학 적성 검사부터 이른바 ‘의대 머리’ 테스트까지, 대한민국 최상위권 학생의 일상은 ‘의대’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있다.

한때 산업화의 주역이던 공대 신화는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서울대 공과대학 김영오 학장이 떠올린 1980년대 공학도의 자긍심과 이공계 중심 국가정책은, IMF 외환위기 이후 연구 인력 해고와 불안정성에 밀려 저물고 있다. 한민홍 교수는 도심 자율주행차 등 굵직한 기술 혁신으로 국가의 이름을 세웠지만, 위기 때마다 연구개발 인력이 첫 타깃이 되는 현실이 무게감 있게 펼쳐졌다.
의대를 향한 재수, 삼수의 열기와 동시에, 공대 합격자들이 더 나은 안전망을 찾아 거듭 진로를 바꾸는 씁쓸한 풍경 역시 곳곳에서 드러났다. 해외로 떠나는 젊은 연구자들, 점점 사라지는 기술 일자리 등, 한국 과학기술의 미래는 경고음을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누군가는 뿌리 깊은 사명의식으로 연구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서울대 이정동 교수가 “기술이 곧 국가의 힘”이라 말하듯, 남겨진 이들은 작은 소망과 책임감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일구고 있다.
대한민국 인재전쟁의 치열함과, 국가의 근간을 위협하는 기술 유출 위험을 ‘다큐 인사이트’는 묵묵히 따라갔다. 무엇을 위해 달려왔고, 또 무엇을 잃고 있는지, 흔들리는 청춘과 사회의 얼굴을 담담하게 기록했다. 성공의 너머, 남겨진 빈자리는 한국사회를 향한 뼈아픈 질문을 남긴다.
인재 쏠림, 과학기술의 위기, 그리고 진로 선택의 혼란을 깊게 짚어낸 ‘다큐 인사이트’ 이슈편은 7월 24일 밤 10시, KBS1에서 시청자와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