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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개미왕 논란에 여야 정면 충돌”…정은경 청문회, 가족 의혹 두고 격한 공방
정치

“팬데믹 개미왕 논란에 여야 정면 충돌”…정은경 청문회, 가족 의혹 두고 격한 공방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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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여야의 첨예한 충돌 속에서 격렬하게 진행됐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이번 청문회에서는 정은경 후보자의 배우자 주식 거래 및 농지법 위반 의혹을 둘러싼 쟁점이 쏟아졌고, 각 당은 가족 검증에 대한 이해관계 차이로 정면 충돌했다. 

 

오전 10시 청문회 개의와 동시에 국민의힘은 배우자 주식 보유 자료의 불충분 제출을 지적하며 검증 강도를 높였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최소한 질병청장 때 코로나 수혜주 거래 의혹은 털고 가는 게 기본”이라며 자료 제출의 시점과 양에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두고 “근거 없는 의혹”과 “민생 발목잡기”라고 규정, 강하게 맞섰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이라 비난하며 격앙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도 “메르스, 코로나19 시기 주식 단타 매매 의혹 자료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 간사 이수진 의원은 “근거도 없이 ‘아니면 말고 식’ 의혹 제기로 가족과 기업, 증권사 대표 등 광범위한 증인 요구가 남발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이 ‘코로나 영웅, 의혹 앞에 당당하라!’라는 메시지가 적힌 팻말을 노트북에 붙이고 항의 표시를 이어가자, 청문회장은 한때 고성이 오가며 파행을 겪었다.

 

이어 야당은 “남편이 ‘팬데믹 개미왕’이라는 비판에 어떻게 생각하느냐”, “농지법 편법 의혹이 정은경 브랜드에 어긋난다”고 추궁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확인되지 않은 억측”이라 주장하며, 엄격한 검증이 가족 사생활 침해로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종태 의원도 “보건의료단체와 환자단체 모두가 환영 성명을 내는 이례적인 후보”라며 적극 옹호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병원 갑질’ 논란도 언급됐다.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은 정은경 후보자에게 “강선우 의원이 간호사들의 제지에도 병동에 들어갔다”며 지침 위반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정 후보자는 “면회 원칙 등 지침을 지켰어야 한다”고 답하면서도, 유감 표명에는 “제가 유감을 표명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청문회는 가족 검증을 둘러싼 자료 제출 요구와 증인 채택 공방, 그리고 과도한 검증에 대한 반발이 맞섰다. 의료 대란 대책 등 정책 질의는 뒷전으로 밀리면서, 인사청문회의 본질이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치권은 이날 청문회가 가족 의혹과 신상검증 위주로 흐르면서 향후 인사청문회 제도 개선 논의가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다. 국회는 자료 검토와 추후 절차를 거쳐 정은경 후보자 임명 적격성 판단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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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