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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대신 매달 700만원”…연금복권 당첨에 담긴 요즘의 소확행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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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단번에 거액의 부자가 되는 대신, 매달 700만원씩 오랜 기간을 누리는 ‘연금복권’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이들이 늘었다. 예전엔 일확천금을 꿈꾸는 도전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안정과 지속의 가치가 복권 선택에서도 강조되고 있다.

 

실제로 연금복권 720 289회 1등에 당첨되면 20년간 매달 700만원씩 연금 형식으로 수령한다.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한 달에 546만원. 2등 역시 10년간 월 100만원(세후 78만원)을 받는다. SNS와 커뮤니티에는 ‘한 번에 크게’보다 ‘오래 천천히’ 받는 당첨자에 대한 부러움이 쏟아진다. “20년 동안 작은 여유, 이게 바로 꿈 아니냐”는 댓글이 눈에 띈다.

연금복권 720 288회 당첨 번호
연금복권 720 288회 당첨 번호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연금복권 720+의 1등 당첨확률은 1/5,000,000. 전통적 로또(1/8,145,060)보다 약 1.6배 높다. 대박 당첨보다 현실적 기회를 택하는 심리, 그리고 매월 찾아오는 소소한 행복이 주는 안정감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행복권 관계자는 “연금복권은 한 번에 큰 돈을 쥐는 로또와 달리, 일상에 부드럽게 스며드는 기쁨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단기적 욜로보다 장기적 플랜을 택하는 데 의미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응도 다채롭다. 당첨 확률이 비교적 높다는 점, 여러 등수의 중복 당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도전하면서도 기대치가 합리적”이라는 평이 나온다. “꿈만 같던 1등보다, 5만원이나 10만원 소액이라도 받으니 기분이 남다르다”는 소감도 이어진다.

 

현실적인 당첨금과 비교적 잦은 소소한 행운. 그만큼 복권에 거는 마음도 예전보다 여유로워졌다. ‘복권=대박’이라는 공식 대신 ‘작은 행복의 리듬’으로 복권을 들여다보는 이들이 많아졌다.

 

연금복권은 한 번에 삶을 뒤집지 않는다. 오히려 작은 기대와 긴 호흡으로 일상에 스며드는 특별한 기호가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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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복권720#동행복권#소확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