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길”…강원도 여행지의 새로운 설렘
여행지는 예전보다 더 감성을 담아 고른다. 자연에서 쉼을 얻고, 그 안에 깃든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이 많아졌다. 그만큼 강원도는 누군가의 일상에 오랜 여운으로 남는 여행지다. 산과 강, 바다가 어우러진 이곳에서 걷고 머무는 일엔 ‘작은 설렘’이 함께한다.
SNS에서 남이섬 구름다리, 대관령양떼목장 초원을 배경 삼은 사진, 그리고 낙산사 해 질 녘 풍경을 올리는 게 유행이다. 춘천의 남이섬은 메타세쿼이아 길을 따라 동화 속에 들어선 듯한 풍경 덕분에 가족, 연인, 친구 모두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휴일마다 다양한 공연과 전시, 그림책놀이터와 같은 문화 프로그램이 펼쳐져 누구나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남이섬을 찾았던 직장인 김선희 씨는 “나무 그림자와 강물이 어우러진 순간, 모든 고민이 멀어지는 듯했다”고 표현했다.

대관령양떼목장은 해발 800m의 드넓은 초원에서 바람 따라 풀 냄새를 맡으며 양들과 교감할 수 있는 공간이다. 양에게 건초 주기 체험, 완만한 산책로 따라 걷는 일은 스스로 자연의 일부가 된다는 안정감을 안겨준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특히 인기가 많아, “도시에선 느끼기 힘든 평화로움을 아이에게도 전해줄 수 있었다”는 후기 역시 자주 눈에 띈다.
낙산사는 천년 고찰의 중후함과 동해 바다의 청명함이 어우러진다.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파도 소리와 솔바람이 한데 어울리고, 해수관음보살상 앞에 서면 바다와 하늘, 마음까지 트인다. 특히 해 질 녘 의상대에서 바라본 일몰은 인생샷 명소라 불릴 만큼 유명하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강원 동해안권 사찰 관광객이 전년 대비 15% 이상 늘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자연경관이 주는 위안과 문화체험의 결합이 현대인의 여행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분석가 박정현 씨는 “쉼, 감각, 일상 회복이라는 키워드를 가진 장소들이 새롭게 주목받는다. 강원의 자연은 그 자체로 감정의 결을 바꾸는 힘이 있다”고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요즘은 번화한 곳보다 자연과 함께하는 조용한 여행지를 찾게 된다”거나 “남이섬에서 계절이 바뀌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된다”는 공감이 이어진다. 처음엔 우연히 찾았다가 매년 같은 곳을 다시 방문한다는 사람도 많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강원도의 자연과 이야기는 일상에 휴식이 돼주고, 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리듬을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