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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응급상황 부른다”…미국서 드문 모발 지혈대 증후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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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응급상황 부른다”…미국서 드문 모발 지혈대 증후군 사고

강태호 기자
입력

미국에서 15개월 남아가 누나의 긴 머리카락에 목이 감겨 의식을 잃는 사고가 발생해, 소아 안전에 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해당 사례는 최근 의학 학술지 큐어어스에 게재된 미국 아칸소 의과대 소아과 연구진의 보고를 통해 상세하게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평범한 생활용품이 영유아 건강에 치명적 위협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사고는 14세 누나가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을 푼 채 15개월 남동생과 거실 바닥에 누워있던 도중 시작됐다. 아이의 목에 머리카락이 감기면서 당황한 누나가 움직일수록 머리카락이 더욱 조여 들고, 한 분 만에 기도가 막혀 남동생은 급성 청색증과 함께 의식을 잃었다. 부모가 가위로 머리카락을 자르기 전까지 별다른 해법이 없었고, 이후 심폐소생술로 30초 만에 의식이 돌아왔다.

응급실 이송 후 소아는 호흡기 협착음과 얼굴, 눈에 출혈 증세를 보였으나 추가적 혈관 손상 없이 하루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의료진은 이번 사례를 모발 지혈대 증후군(Hair-Thread Tourniquet Syndrome, HTTS)의 이례적인 형태로 진단했다. HTTS는 머리카락이나 실 등 가는 섬유가 손가락, 발가락, 생식기에 강하게 감기며 혈관을 압박해 혈류가 차단되는 응급 의학적 현상이다. 목에 발생하는 경우는 국내외를 통틀어 극히 드물다.

 

특히 이번 사고는 기존 HTTS의 통념을 깨고 '생활환경 요소'가 얼마나 예기치 않은 긴급 상황과 직결되는지 경계심을 높였다. 소아과 전문의들은 5세 미만 영유아는 기도가 좁고 연조직 발달이 미흡해 작고 얇은 물질에도 쉽게 기도가 막혀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유럽 소아청소년학계에서는 일상용품에 의한 기도 압박, 혈류장애 관련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매뉴얼을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전선, 커튼 끈, 의류 실밥까지도 감염이나 압박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부모 및 보호자의 상시 환경 점검이 핵심 조치로 거론된다.

 

특히 이번 사례는 미국 아칸소 의과대가 세계적으로 보고한 몇 안 되는 '목 부위 HTTS' 사례라는 점에서 학계의 추가 분석을 이끌고 있다. 소아과 전문가는 “보호자는 긴 머리카락, 실, 전선류, 커튼 끈 등 유아 주변 환경을 엄격히 관리해야 하며 평소 머리카락은 반드시 묶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와 의료계 모두 '일상 소재의 예기치 않은 위험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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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발지혈대증후군#아칸소의과대#큐어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