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 보는 옛말”…2300보만 걸어도 심혈관 위험 줄인다
하루 1만 보 걷기가 건강관리의 대표 기준으로 자리 잡았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적은 걸음으로 심혈관 질환 예방 등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파인버그 의대 메르세데스 카네톤 박사팀이 전 세계 22만 명 이상을 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하루 2300보만 걸어도 심혈관 건강이 현저히 개선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 통념이 단순한 목표치를 넘어 과학적 근거에 의해 뒷받침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된 셈이다.
해당 연구에서는 걷기량과 건강 상태의 상관관계를 단계적으로 분석했다. 하루 2300보 기준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 감소 효과가 집계됐으며, 3800보만 걸어도 뇌 기능 개선, 치매 위험 감소 등 신경계 건강 효과가 관찰됐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에서 4500보 수준에서도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크게 낮아졌다. 이는 기존의 ‘1만 보’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시사한다.

1만 보 목표의 기원은 1960년대 일본의 만보계 광고 슬로건에서 비롯됐다는 점도 이번 연구에서 재조명됐다. 전문가들은 당시 마케팅 문구가 ‘건강 상징’으로 굳어지는 과정에 과학적 검증이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물리적 활동이 늘어날수록 건강상 이점이 증대되는 경향은 있으나,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기준치는 1만 보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는 맞춤형 건강 목표 설정으로 개인별 건강관리가 중시되는 흐름이다. 이번 연구는 연령, 신체 조건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걷기량 목표를 조정해야 한다는 점에 힘을 실었다. 이미 유럽, 북미 각국은 걷기 중심 예방의학 지침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 의료기기·소프트웨어 서비스도 개인데이터 기반으로 다양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당한 수준의 신체활동만으로도 심혈관과 뇌 질환 위험을 상당부분 낮출 수 있다”며 “‘1만 보’는 모두에게 최적 목표가 아니므로, 각자의 신체 조건과 생활 패턴에 맞는 실질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맞춤형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의 개인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연구 결과가 실제 건강관리 플랫폼 설계와 시장 전략에 어떻게 반영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