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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R&D 30조 시대”…대기업 중심 투자 확대→혁신 경쟁 심화
IT/바이오

“삼성전자 R&D 30조 시대”…대기업 중심 투자 확대→혁신 경쟁 심화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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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IT·바이오 산업계를 이끄는 1000대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액이 지난해 84조원에 이르렀다. 이 중 삼성전자가 30조원을 돌파해 업계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시대적 전환을 예고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의 분석에 따르면 전년 대비 15.3% 증가라는 수치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떤 길을 모색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투자의 65.5%를 차지하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 투자 쏠림 현상이 이전보다 뚜렷해진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삼성전자의 전년 대비 R&D 투자 증가는 6조3000억원으로, 전체 투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SK하이닉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전통적 기술 대기업의 굳건한 R&D 행보도 돋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여전히 제조업, 그 중에서도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부문이 R&D의 절대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 역시 4.8%까지 높아졌으며, 이는 기술 혁신 의지가 과거와 달리 모험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전자 R&D 30조 시대
삼성전자 R&D 30조 시대

하지만 시장의 구조적 과제도 상존한다. 중견기업은 전년 대비 22곳이 늘었으나, 중소기업 진입은 감소하는 이중적 흐름이 나타났다. 국내 R&D 1000대 기업 중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속한 수는 여전히 40개로, 미국·중국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정부도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며, 규제 혁신과 금융 지원 등 정책적 촉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주도의 효율화와 더불어, 더욱 다변화된 혁신 주체의 발굴과 생태계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IT·바이오 산업의 연구개발 지형은 지금, 새로운 구조 재편의 문턱에 서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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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