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간암 환자 80%는 간염이 원인”…정기검진 확대가 생명선
IT/바이오

“간암 환자 80%는 간염이 원인”…정기검진 확대가 생명선

한유빈 기자
입력

B형과 C형 간염이 간암 발생의 80%를 차지하며 산업적·의료적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간염은 한 번 감염 시 증상이 거의 없어 자각 없이 만성화되기 쉽고, 적절한 검진과 치료 시일을 놓치면 간경변·간암 등 치명적 위험에 직면한다. 전문가들은 국가 단위의 정기검진 확대와 항바이러스제 치료 체계가 간질환 사망률을 낮출 핵심 해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30년까지 B형·C형 간염의 보건 위협 해소를 목표로 세계 간염의 날을 지정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B형 간염 약 2억 9600만 명, C형 간염 5800만 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도 간세포암(HCC) 환자의 80%가 B형·C형 간염에서 유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국내는 산모-신생아 간 수직감염, 생활용품 공유, 의료 및 시술 환경에서의 감염 등 다양한 경로가 관건이다. 글로벌 보건기관들은 감염원 차단과 조기 진단, 항바이러스제 사용 정책의 병행이 절실하다고 진단한다.

기술적으로 간염은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B형은 표면항원(HBsAg)과 표면항체(HBsAb)로 감염·면역 상태를, C형은 anti-HCV와 HCV RNA 검사로 감염여부와 활동성을 각각 평가한다. 특히 최근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AA)는 8~12주 복용만으로 99% 이상의 완치율을 달성, 만성 간염 환자의 치료 옵션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이는 기존에는 없던 혁신적 성과로 꼽힌다.

 

적기에 검진·치료만 받아도 간경변, 간암 등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B형 간염 보유자는 40세 이후 6개월마다 초음파·혈액검사를 받고, C형 간염은 항체검사를 통해 감염된 사실을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국가건강검진사업에 간 초음파, 혈액검사를 도입해 ‘사전예방-조기발견-적기치료’ 3단계 솔루션을 구축했다. 또한 2025년부터는 국민 생애 한 번씩 C형 간염 항체검사를 무료로 시행, 검진 사각지대 해소가 기대된다.

 

반면 실제 치료율은 여전히 저조하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2024년 C형 간염 감염자 약 30만 명 중 진료 환자는 2만6395명(8.8%)에 불과했다. 증상 인식 부족, 검진 부재가 주요 원인이다. 이는 선진국 대비 낮은 관리 수준으로, 미국·영국 등에서는 유전자 정보 기반 맞춤 검진 및 항바이러스제 접근성이 빠르게 확대 중이다.

 

제도적으로는 감염병 관리와 보험 정책, 바이러스 치료제 승인 프로세스가 전체 치료 사슬의 변수가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IT·바이오 기술을 활용한 정밀진단·빅데이터 분석 기반 예방 프로그램 도입과 국가검진 확대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다. 반면 C형 간염 조기 진단 항목은 2025년에서야 도입돼 아직 글로벌 스탠더드 대비 시차가 발생한다. 데이터 보호, 개인정보 관리 준수도 병행이 요구된다.

 

업계와 의료계는 이번 국가검진 확대와 치료제 혁신 성과가 간질환 예방·치료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예방과 초동 대응에 집중된 차세대 의료 패러다임 전환이 기대되는 만큼, 기술·제도·인식 개선의 균형 발전이 새로운 성장 조건이 되고 있다.

한유빈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간염#간암#국가건강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