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꼬치 들고 음악 따라”…산불 아픔 딛고 울진에 부는 축제의 위로
요즘은 다같이 공원에 모여 음악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그저 노는 자리로 여겼지만, 이제는 상처를 위로하고 지역을 이어가는 축제의 일상이 됐다.
경북 울진군 왕피천공원 전통체험장의 트리헌드레드 페스티벌은 음악과 미소, 그리고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을 그린다. 손에 쥔 닭꼬치의 온기가 관객들을 감싸며, 무대 위에 울려 퍼지는 멜로디는 산불로 얼룩졌던 지역에 조용한 응원을 보내는 듯하다. 네일과 페이스페인팅, 직접 몸으로 느끼는 참여형 체험이 축제의 생동감을 더해주고, 두부김치와 비빔밥이 울진 산천의 맛을 곁들인다.

이런 변화는 트리헌드레드 페스티벌이 2022년 대형 산불 이후, 울진의 재생을 꿈꾸며 출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중심이 되는 뮤직페스티벌 한편엔 개그 공연과 다양한 체험이 더해지고, 관객들은 ‘함께 이겨낸다’는 희망을 공유한다. 특히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기리며, 아티스트들조차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메시지를 무대에 담아낸다.
트렌드 분석가들은 이 같은 기획을 “공동체적 치유의 새로운 장”으로 바라본다. 축제를 통해 자연의 상처와 사회의 어려움, 그 모든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진다는 해석도 나온다. 네일아트에 손을 내미는 어린이, 무대에 울리는 음악에 박수치는 어른, SNS에는 “울진, 올해는 꼭 간다”는 인증이 쏟아진다. “산불 때 함께 울었다. 이번엔 함께 웃고 싶다”는 댓글에도 공감이 흐른다.
이렇듯 트리헌드레드 페스티벌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소중한 지역의 자연을 되찾고, 마음의 회복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된다. 되풀이되는 일상의 흐름 속, 오래 동안 남을 특별한 위로와 감동의 순간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작고 사소한 축제 한 장면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