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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협력 전략적 가치 재확인”…박윤주, 한미일외교장관회의서 北엔 대화 의지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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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국 협력 전략적 가치 재확인”…박윤주, 한미일외교장관회의서 北엔 대화 의지 강조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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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한자리에 모였다. 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이번 한미일 회의에서 박윤주 제1차관은 한반도와 역내 정세, 3국 경제협력, 북한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주도했다. 북한의 첫 ARF 불참과 맞물려 국제 외교 무대에서 남북 대화 재개와 협력 의지가 어느 때보다 주목받았다.

 

박윤주 차관은 미국과 일본 외교장관과 나란히 협상의 테이블에 앉아, “기본적으로 3자 간 협력의 전략적 가치, 필요성에 대해선 3국 간 상당 기간 공감대가 있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혀 3국 협력 강화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북한 비핵화, 인도태평양 정세, 에너지·디지털 분야와 같은 핵심 의제를 중심으로 광범위한 경제협력 증진 방안이 논의됐다. 박 차관은 남북간 긴장 완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공유하며 “강력한 대북억제를 유지하되, 대화와 외교의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과 일본 또한 북한과의 대화에 열린 입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이 회의 결과 발표문에서 북한 비핵화와 사이버 범죄 대응을 강조한 것에 비해, 한국 정부는 남북 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부각하며 3국 간 미묘한 시각 차이도 드러났다. 박윤주 차관은 아세안 플러스3, 동아시아 정상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 등 일련의 회의에서도 “북한 도발엔 단호히 대응하겠다”면서도 “대화와 외교의 공간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현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소통 재개에 정부가 적극 노력하고 있음을 아세안이 지지했다”고 전했다.

 

외교전 무대에서 북한의 부재는 대러 분위기 변화와 맞물리며 여러 분석을 낳고 있다. 이번 ARF는 북한이 2000년 가입 이래 처음으로 외교장관회에 불참한 사례로 기록됐다. 북한의 불참 배경에는 북한-말레이시아 단교, 활발해진 대러 외교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행사장에 북한 인공기는 걸렸지만, 대표단 자리는 비어 있었다. 

 

한편, 러시아 대표단의 존재감도 주목됐다. 갈라만찬에서 모하메드 하산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이 “두리안은 열대 과일의 왕이지만 냄새는 지옥 같다”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디저트를 언급하는 장면, 동아시아정상회의 직전 라브로프 장관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간의 짧은 대화 등 러시아에 대한 주요국의 태도가 유연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지난해 라오스 정상회의에서 러시아가 북한과 함께 고립됐던 상황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라는 분석도 더해진다.

 

이날 일련의 논의와 변화는 한국 신정부의 실용외교 노선, 특히 아세안 및 주요국과의 연계 강화 의지로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은 남북관계, 한미일 협력, 대러 외교등이 접점을 찾으며 정국 변화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에도 한미일 3국 협력을 기반으로 한반도 비핵화와 역내 안보 강화, 그리고 아세안 중심 외교의 지속 추진을 공식화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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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주#한미일외교장관회의#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