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내란특검 첫 조사 불응”…윤석열, 건강상 사유로 소환 거부에 특검 ‘강제조치’ 경고
정치

“내란특검 첫 조사 불응”…윤석열, 건강상 사유로 소환 거부에 특검 ‘강제조치’ 경고

오승현 기자
입력

내란 혐의로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사이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1일 구속 이후 첫 특검 조사에 건강상 이유를 들어 불응하면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법적 강제조치까지 운을 띄웠다. 이날 정치권 안팎에선 양측 간 기싸움이 본격화됐다는 평가와 함께 향후 특검 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지영 내란특검보는 이날 오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오후 2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소환했으나, 윤 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어 “특검은 서울구치소에 출정조사를 받을 수 없는 건강상 문제가 입소 시 건강검진 및 수용자 관리 과정에서 발견됐는지 확인을 요청했다”며 “자료 검토 후 다음 단계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특검보는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구인 등 강제 조치를 취할 수 있냐’는 질의에 “불출석이 합당하다고 판단된다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을 경우 구금과 구인이 포함된 다음 단계를 검토한다”고 말했다. 실제 특검팀은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건강검진 자료를 토대로 의학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될 시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추가 소환 통보 혹은 강제구인 조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박 특검보는 “오늘 중으로도 건강 자료가 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신속하게 다음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출석 사유가 충분하지 않으면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만, 구치소 내 방문조사는 아직 계획에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못박았다. 박 특검보는 “통상 전직 대통령들은 조사에 적극 협조했으나, 현재로선 소환 원칙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 구치소 접견실에서도 조사에 거부할 경우 실질적으로 소환 불응과 동일한 취급을 할 방침임을 덧붙였다.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사 범위 역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특검보는 “영장의 범죄사실에 이르게 된 경위, 동기, 이후 행위 등이 모두 연결돼 있고, 또다른 범죄사실을 구성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그 부분에 대한 조사도 이뤄질 것”이라며 내란 혐의뿐 아니라 외환 혐의까지 아우르는 전방위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검팀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새벽 법원이 국무위원 계엄심의권한 행사 방해, 허위 계엄 선포문 작성 및 폐기 등 다섯 가지 범죄사실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 수용됐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윤 전 대통령의 서울고검 출석조사를 요구했으나, 구치소 측이 낮 12시께 건강상 사유만 기재된 불출석 사유서를 특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올해 초 내란 혐의로 체포·구속될 당시에도 수사 기관의 여러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해 강제구인 및 현장 조사까지 이어진 바 있다. 이번에도 변호인 접견을 이어가며 특검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모양새다.

 

특검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구속영장 공범으로 지목된 국무위원들에 대한 조사에 대해 “필요시 신병 확보 조치가 가능하다”고 했으나, 당장 구속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수사 여부 역시 “범죄 혐의에 들어 있어 검토는 하겠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세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또, 군검찰로부터 이첩받은 영관급·위관급 지휘관 관련 고발 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처벌 방침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이날 공수처로부터 정진석 전 대통령비서실장,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처장에 대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고발 사건도 이첩받은 상황이다.

 

정치권과 법조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향후 출석 여부, 특검팀의 강제조치 수위, 계엄 사태 관련 수사의 전개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검팀의 추가 소환 요구, 구인조치 가능성까지 예고되며 정국은 한층 더 격랑으로 치닫고 있다.

오승현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윤석열#내란특검#조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