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26도 산들바람 아래”…태백의 여름, 실내외 명소 함께 걷다
라이프

“26도 산들바람 아래”…태백의 여름, 실내외 명소 함께 걷다

윤선우 기자
입력

여행을 고를 때 계절과 날씨가 갈수록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요즘 태백으로 떠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멀고 조용한 산간 도시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무더운 전국에서 선선한 자연과 알찬 명소를 따라 여름 피서지로 떠오르고 있다.

 

태백의 낮 기온이 26도선에 머문 11일, 바람은 산들거리고 습도도 낮아 산과 도시를 오가는 야외 산책에 제격이었다. 해발 1,500m에 자리한 태백산국립공원은 한여름에도 시원한 공기로 답답함이 없다. 등산 초보도 오르기 좋은 문수봉과 단군성전 코스가 인기다. 실제로 SNS에는 주말마다 등산복 차림의 여행자들이 맑은 산공기와 탁 트인 풍경을 인증 하는 사진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태백 황지연못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태백 황지연못

더위를 피할 실내 명소도 다양하다. 천연기념물로 유명한 용연동굴은 한여름에도 내부가 10도 내외로 서늘하다. 길이 870m의 석회동굴 안에서 종유석과 지하 호수를 따라 걷는 체험은 색다른 시원함을 남긴다. 시내권의 황지연못은 산책로와 푸른 연못이 어우러진 도심 속 휴식처다. 남한강의 시작점이라는 설명이 더해지면서 ‘발원지’ 감성 인증샷 명소로 꼽힌다.

 

태백석탄박물관은 폐광 도시의 지난 시간을 직접 마주하는 곳이다. 실제 갱도와 장비를 복원한 전시가 인상적이라 가족 단위 여행객들도 발길을 멈춘다. 지하로 이어지는 박물관 공간은 실내지만 시원함이 남달라, 더위를 피해 걸으며 산업 유산의 의미를 음미할 수 있다.

 

국내 유일 재난체험 테마파크 ‘365세이프타운’도 화제다. 지진과 화재, 산불 등 다양한 재난 상황을 실감나게 체험하며 게임처럼 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게 꾸며졌다. 청소년 여름방학이나 가족 피서로 알차게 시간을 보내려는 이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더운데 매미 소리 대신 시원한 동굴 공기가 먼저였다”, “한적한 연못길 걷다보니 몸도 마음도 맑아졌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무엇보다 실내외 명소를 번갈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반기는 목소리가 높다.

 

관계자들은 “태백은 여름철 도심 속 무더위를 피하는 데도, 가족과 감각적인 체험을 쌓는 데도 특별하다”고 전했다. 작고 사소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이 무렵의 여행은 결국 일상에 돌아와서도 새로운 활력을 남긴다. ‘선선한 태백’은 단순한 피서지가 아니라, 계절을 누리는 새로운 방식의 상징이 돼가고 있다.

윤선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태백#태백산국립공원#용연동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