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미터25 완벽 돌파”…우상혁, 도쿄 결선행→부상 딛고 예선 3위 감동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 긴장과 환호가 교차했다. 바람을 가르며 뛰어오른 우상혁이 바를 넘는 순간, 수많은 관중의 시선이 한 몸에 쏠렸다. 부상 복귀 무대임에도 흔들림 없던 그는, 2025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2미터25를 1차 시기 만에 넘으며 3위로 결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예선 경기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은 우상혁의 표정엔 자기 확신이 묻어났다.
이번 대회 예선에는 35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자동 결선 진출은 2미터30, 그러나 우상혁을 비롯한 13명의 선수들이 2미터25를 성공하며 남은 자리를 지켰다. 우상혁은 차분히 2미터16을 2차 시기, 이어 2미터21과 2미터25를 각각 1차 시기에 돌파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올레 도로슈크(우크라이나)와 아카마쓰 료이치(일본)가 무결점 점프로 1, 2위에 나섰고, 우상혁이 3위로 결선행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협곡 같은 경쟁 속에는 각국의 강자들도 자리했다. 전 세계 최고기록 보유자인 무타즈 에사 바르심(카타르)은 발 부상으로 경기장을 떠났고,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해미시 커(뉴질랜드) 역시 2미터25를 두 번째 시도에 간신히 넘으며 공동 5위로 결선행을 확정했다. 반면, 2023년 부다페스트 챔피언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는 2미터16에 그치며 예선에서 탈락하는 이변도 연출됐다.
무엇보다 시선을 모은 것은 우상혁의 재기 집념이었다. 8월 오른쪽 종아리 근막 손상을 당한 그는 테이핑을 한 채 출전했으나, 몸을 사리지 않는 힘찬 도약으로 스스로를 증명했다. 단 한 번의 실수 없이 결선 라인을 넘은 우상혁에게, 현장에 모인 대표팀과 코칭스태프, 팬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두 손에 땀을 쥐게 한 예선이 끝나고, 남겨진 건 결선 무대에 대한 새로운 기대다. 한국 남자 높이뛰기 선수 최초로 실외 세계선수권 트로피에 도전하는 우상혁의 결선 경기는 16일 오후 8시 36분, 한국 육상 새로운 역사의 현장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