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신중론 대립 속 9월 기대 고조”…연준 인사 온도차, 글로벌 금융시장 출렁→추가 혼돈 예고
초여름 워싱턴의 밤공기 위로 기대와 불안이 얽혀 흐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안에서 금리 인하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금융시장 곳곳에는 9월을 향한 기대감과 조심스러운 망설임이 교차한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연준의 7월 회의에서는 동결 분위기가 우세하지만, 9월 0.25%포인트 인하 확률이 일주일 새 69%에 육박하며 상승세를 탔다.
연준이 제시한 올해 말 기준금리의 중간값은 3.9%로, 평균 두 차례의 인하는 여전히 유효한 듯 보인다. 그러나 위원 개인별 전망은 보다 신중해졌다. 동결 전망자 수는 증가했고, 다회 인하 주장 위원들은 줄어들었다. 연준 내부의 기류 변화는 최근 열린 미 하원 재무위원회 청문회에서 제롬 파월 의장의 한마디로 집약된다. 그는 "경제가 강하다"는 판단 아래 "서두를 이유는 없다"며 신중론을 강조했다.

연준 고위 인사들의 목소리 역시 무게를 더한다. 마이클 바 이사는 실업률 저하와 인플레이션 완화의 진전을 인정하면서도, 관세 여파와 성장둔화 가능성 등 남아있는 불확실성을 상기시켰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긍정적"이라면서도 관세의 영향이 완전히 평가되지 않은 점을 이유로 들어, 추가 인하에 신중을 기했다. 연준이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2024년 4월 수치는 2.5%로 잡혔으나, 연내 전망치는 3%까지 높아졌다.
다른 연준 지역은행장들도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남겼다.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목표 인플레이션까지의 거리감을 지적했고, 존 윌리엄스 뉴욕 총재는 미국 성장률 전망치가 1%로 둔화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 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하고 있음을 알렸다.
반면 정책 기조에 균열이 감지된다. 미셸 보먼 부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실히 억제된다면 7월 인하도 지지할 수 있다"고 이례적 매파적 완화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역시 7월 인하 카드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내놓았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관세의 직접적 영향력이 시장 우려보다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연준 내에서도 시각이 크게 엇갈리며,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시장은 9월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한편, 관세 정책과 고용·인플레이션 지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향후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은 관세 변화, 고용시장 동향, 근원 PCE 등 핵심 경제지표에 달려 있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주요 경제지표 공개는 세계 금융시장과 한국을 포함한 주요 경제권에 변동성의 파도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세한 수치 하나조차 놓치지 못한 채, 연준 건물 안팎을 가로지르는 신호의 뉘앙스를 헤아리고 있다. 늦여름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타가 전 세계 자본 시장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