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유세윤 KBS 앞 피켓 들었다”…신곡 논란에 웃음과 분노 교차한 현장→방송 심의 향한 짙은 물음
엔터

“유세윤 KBS 앞 피켓 들었다”…신곡 논란에 웃음과 분노 교차한 현장→방송 심의 향한 짙은 물음

배진호 기자
입력

서울 여의도, 여유롭게 빛 내리던 거리 한복판에서 유세윤은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신곡 ‘리듬이 깨져’가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자, 유세윤은 환한 표정으로 ‘힘든 인생, 30초 멈춰도 괜찮아’라는 피켓을 들고 KBS 앞에 섰다. 익살과 진지함이 공존한 현장, 그의 곁에는 동료들도 함께 했다. KBS 본관, 신관, TV 공개홀, 어린이집, 주차장까지 서울 한켠을 돌며 이어진 시위는 무릎을 꿇거나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는 과감한 퍼포먼스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유세윤은 지난달 17일 ‘리듬이 깨져’를 발표했다. 밝은 댄스 리듬 위에 「널 만나면 리듬이 깨져 일상생활을 할 수 없다」는 스토리를 얹으며, 특유의 실험적 유머를 극대화했다. 그러나 KBS는 일부 가사가 심의에 저촉된다며 방송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내 눈은 니 몸을 더듬더듬더듬더듬’이라는 대목, 그리고 곡 중 30초간 음악이 멈추는 파격적 구성 모두 도마에 올랐다. 방송사 측은 이러한 표현과 곡의 형식이 청취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유세윤 인스타그램
유세윤 인스타그램

하지만 유세윤은 가사 수정이나 곡구성 변경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유쾌한 저항과 실험 정신을 잃지 않겠다는 그의 진심이 피켓 시위의 한 장면마다 묻어났다. 향후 방송 활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지만,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새로울 것이 없던 싸움이 아니었다. 유세윤은 과거 ‘내 똥꼬는 힘이 좋아’가 심의에 걸렸을 때에도 직접 나서 목소리를 냈다. 단어 자체의 순수성, 창작의 다양성을 외치며 자신만의 유머로 규정의 경계를 밀어붙였던 그다. 그의 음악은 이번에도 국악 동요와 EDM, 희극과 일상의 접점을 넘나들며, 가사 한 줄에도 여운을 남겼다.

 

신곡 ‘리듬이 깨져’ 뮤직비디오 역시 독특하다. 영화 ‘찰리 채플린’을 오마주한 흑백 콘셉트와 러시아 모델 안젤리나 다닐로바의 출연은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UV로 활동하며 ‘쿨하지 못해 미안해’, ‘이태원 프리덤’을 남긴 유세윤은 실험적 음악의 흐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그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 ‘유브이 방’ 등을 통해 신곡 활발히 알리고 있다. 가요계의 익살꾼, 때로는 장난처럼 때로는 진담처럼 세상과 웃고 부딪히는 유세윤의 오늘이 주목받고 있다.

 

‘리듬이 깨져’ 무대 영상은 유튜브 ‘유브이 방’ 채널에서 지난달 24일 공개됐다.

배진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유세윤#리듬이깨져#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