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로사·현상월, 두 손에 담긴 치유”…미지의 서울, 감정의 정점→시청자 넋 잃게 한 밤
말없이 손을 맞잡은 김로사와 현상월. 두 사람의 손끝에서 전해지던 지난날의 상처와 조용한 위로가 긴 여운으로 남았다. 배우 박환희가 지닌 김로사의 슬픔이 눈빛으로만 번져나가고, 원미경이 품은 현상월의 따뜻한 미소는 이루 말하지 못할 감정으로 시청자의 마음에 깊은 흔적을 남겼다. 서로를 닮았으면서도 전혀 다른 존재감, 조용하지만 벅찬 진실이 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며 안방극장을 적셨다.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는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고 있다. 장영남이 연기한 김옥희와 김선영이 맡은 염분홍은 살아온 인생과 환경이 달랐지만, 오랜 우정과 모정으로 채워 넣은 순간들이 시청자에게 묵직한 공감을 안겼다. 특히 염분홍의 다정한 손길, 김옥희의 뚝심 어린 진심은 우정을 넘어 인생의 동반자 같은 위로와 울림으로 다가왔다.

김로사와 현상월의 이야기는 한층 더 깊이 있는 서사로 넋을 잃게 했다. 가정폭력이라는 어둠에 맞선 현상월의 조용한 용기와, 읽지 못했던 글자가 책이 되듯 김로사에게 건네는 무언의 사랑이 길고도 단단한 여정으로 그려졌다. 자신의 이름을 건네주고, 살아온 상처마저 함께 품은 순간에는 긴 침묵이 흐르면서도 거대한 감정이 스며들었다. 이에 대해 시청자들은 “슬프고도 감동적인 서사였다”, “드라마 아닌 한 편의 시 같았다”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우들의 농밀한 감정 연기와 남건 감독의 섬세한 연출, 그리고 최윤만 촬영감독이 펼친 감각적인 미장센까지 어우러지며 ‘미지의 서울’은 웰메이드 드라마의 정점을 증명하고 있다. 다양한 지역의 풍경이 감정선과 묘하게 어울리며 캐릭터들의 내면을 한층 더 깊게 비춘다.
작품은 김옥희와 염분홍의 부족하지만 진심 어린 우정, 김로사와 현상월의 잊을 수 없는 사랑, 그리고 가족 사이의 정까지 치밀하게 엮어낸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서로에게 보내는 조용한 연민과 배려, 그 속에서 피어나는 치유와 성장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한편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유미지막의 미래, 유미래와 회사의 갈등, 이호수의 고통 등 아직 남은 이야기 또한 시청자의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름 너머에 남겨진 살아온 흔적들은 다시 한번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을 떠올리게 한다.
‘미지의 서울’의 11회분은 내일 밤 9시 20분 방송되며, 남겨진 이야기가 시청자 마음에 또 어떤 깊은 울림을 남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