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당 독재 논란 속 법사·예결위원장 강행”…민주당, 국민의힘 반발 속 본회의 선출 방침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27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선출 문제를 두고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민주당은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할 방침을 재차 밝히며 여야 갈등이 격랑에 휩싸였다.

이날 오전, 민주당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민생 경제를 살리는 추경의 신속한 처리에 행동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요구하며 국무총리 인준과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미루는 상황에 대해 “내란 동조 반성과 사과도 없이 국정 발목잡기에만 혈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법사위 위원장 요구는 새 정부 발목잡기’라며 상임위원장 선출은 예정된 절차라고 선을 그었다.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야당이 지난 3년간 대통령 거부권으로 국회 입법권을 무력화했고, 법사위원장까지 맡았을 때 입법 마지막 관문에서 정책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법사위원장·예결위원장 등 공석인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소집을 공식 요청했다. 국회는 오후 2시 본회의 개회를 공지했으나, 안건 확정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본회의 강행을 거대 여당의 독주로 규정하며 강력 반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우원식 의장을 직접 찾아가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 상정 유보를 요청했고, “상임위원장 후보 논의에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의장과 면담 뒤 송 원내대표는 “예결위원장 선출에는 협조하겠다”면서도, “다른 상임위원장은 여야 협치 복원과 견제·균형 원리 회복을 위해 계속 협상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상범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민주당의 협치는 실천 없는 말뿐”이라고 비판하며, 법사·예결위원장 일방 선출 시 “국회를 독재의 통로로 전락시키는 역사적 퇴행”이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협치는 민주당과 정부의 독주를 좌시하라는 것”이라며, “법사위원장 집착은 충분한 숙의 없는 법안 강행 의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김현정 원내대변인 명의의 공식 공지에서 “국민의힘이 예결위원장만 선출하자고 했지만, 민주당 입장은 변함없다”고 일축했다. 법사위원장까지 이날 본회의에서 선출할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른바 ‘상임위 쟁탈전’을 둘러싼 양당 대치는 정국의 주요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본회의 강행을 통해 신속한 민생입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반면,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독주 프레임’을 부각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이번 상임위원장 선출을 계기로 여야 협치와 견제 구조가 재정립될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 개최에 따른 후속 절차와 여야 협상 추이를 지켜보며 다음 회기에서 치열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