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진화한 협업툴”…네이버, 日 라인웍스 성공 신화 재편
네이버가 AI를 앞세운 협업툴 라인웍스로 일본 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키며, 국내 인터넷·클라우드 기업의 글로벌 진출 전략에서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라인웍스는 2016년 일본 시장에 진출해 메신저 라인과의 브랜드 연계, 모바일 기반 업무 플랫폼 설계, 현지 사용자 맞춤형 기능 구현으로 7년 연속 유료 비즈니스챗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서비스 운영사인 네이버클라우드는 최근 10주년 행사에서 “글로벌 시장 확대와 AI 기반 업무혁신 가속화” 전략을 밝혔다. 업계는 이번 행보를 ‘한국형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글로벌 확장’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라인웍스의 성공은 일본 업무 환경과 현장 특성에 최적화한 모바일 협업 메신저 모델이 주효했다. 네이버는 PC나 이메일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일본의 대규모 현장 직원들을 주목, 설치와 사용이 쉬운 모바일 앱 설계에 집중했다. 여기에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한 신속한 반복적 업데이트, 메신저 라인과의 브랜드 결합을 통해 현지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썼다. 실제로 올해 1월 기준, 라인웍스는 글로벌 고객사 59만곳, 누적 이용자 580만명을 확보하며, 연평균 40% 이상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연간반복매출(ARR)도 160억엔(약 1500억원)을 넘어섰다.

기술적으로도 라인웍스는 AI를 접목한 업무자동화 기능을 대폭 강화 중이다. 음성 기록을 자동화하는 ‘클로바 노트’ 기반의 ‘AiNote’ 도입, AI 음성·문자 변환 신제품 ‘라이브웍스 롸저’ 등 일본 특화 인공지능 솔루션을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메일·캘린더 등 반복적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역시 본격 상용화될 예정으로, 업무 자동화 효율이 기존 수기 처리 대비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은 2028년까지 AI 산업 규모가 2조5000억엔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협업툴의 AI 고도화 수요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경쟁 구도 측면에서는 후지키메라리서치 등 현지 조사업체가 7년 연속 시장점유율 1위로 집계하며, 라인웍스가 일본 내 업무용 메신저 솔루션 시장에서 이미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시장점유율 41%로 2위 사업자와 격차를 벌렸고, 현지 기업 맞춤기능, 운영 유연성, 네이버와 라인 연동 생태계 강화로 글로벌 빅테크와의 경쟁에서도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팀즈’, 슬랙과 달리, 일본 현장의 요구와 법규 특성에 맞춘 K-클라우드 경쟁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규제·지분 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라인웍스 운영사는 지난해 네이버클라우드 중심으로 합병과 지분 재정비를 마치고,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합작사의 손자회사 지분을 일부 남겨 현지 파트너십 역시 강화했다. 일본은 개인정보보호 및 SaaS 솔루션 도입 규정에 엄격하지만, 라인웍스는 모바일, 클라우드 기반 업무환경에 최적화해 IT 리더십을 확인받았다.
전문가들은 일본을 넘어 대만 등 아시아 시장 확장이 본격화될 경우, 라인웍스 모델이 글로벌 SaaS 생태계 내 한국 정보기술 주도권을 재정립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산업계는 “네이버의 협업툴 경쟁력이 얼마나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지 주목해볼 만하다”면서 “기술, 시장, 정책이 균형을 이루는 산업 구조 전환이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