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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그림 뇌물수사 전환”…특검, 김상민·김건희·윤 전 대통령 공모 정황 추적
정치

“이우환 그림 뇌물수사 전환”…특검, 김상민·김건희·윤 전 대통령 공모 정황 추적

강예은 기자
입력

그림 대가성 의혹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이 본격화됐다. 김건희 여사와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맞물린 ‘이우환 그림’ 사건을 두고 특검이 뇌물수사로 방향을 틀면서, 정국이 다시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를 피의자로 특정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공모 여부까지 파고드는 모양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상민 전 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위치한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할 예정이다. 지난 18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첫 소환 조사다. 특검팀은 김 전 검사를 상대로 김건희 여사에게 건넨 이우환 화백 그림의 성격과 더불어, 공천 및 국정원 법률특보 자리 등 인사의 대가성이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억대 가치의 이우환 화백 그림 ‘점으로부터 No. 800298’을 직접 구매해 김건희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에게 전달했다. 전달과 동시에 4·10 총선 공천 등 각종 인사 청탁이 이뤄졌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그림이 김진우씨를 거쳐 김 여사에게 사실상 전달됐다고 보고 있다. 김씨가 그림 수령 직후 촬영한 사진과 김 여사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도 확보됐다.

 

반면 김건희 여사 측은 "오빠가 그림을 자랑하고 싶어 여러 지인에게 사진을 보냈을 뿐"이라며 "그림이 위작같아 보였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김상민 전 검사도 "단순 중개 역할에 불과했으며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김 전 검사가 김 여사에게 그림을 건넨 행위가 인사 청탁 등 대가성이 입증되면 곧바로 뇌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건희 여사가 당시 공직자 신분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뇌물죄 성립을 위해서는 김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 간 직무 관련 공모 사실이 핵심이다. 이에 특검팀이 김 여사의 뇌물 혐의를 최종 피의자로 특정한 배경에는 윤 전 대통령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단서, 혹은 공모 정황을 추가로 확보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맞물려 김상민 전 부장검사의 적용 혐의도 종전의 청탁금지법 위반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공여’로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커졌다. 김 전 검사는 이외에도 총선 출마를 노리는 과정에서 박모 사업가 측으로부터 선거 차량 대여비를 대납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역시 받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는 25일 김건희 여사를 다시 소환, 뇌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구속기소 이후 첫 특검 출석이다. 이날 조사에서는 그림이 실질적인 대가였는지, 윤석열 전 대통령 개입 의혹이 실체적 증거로 확인됐는지, 양측 공모가 있었는지에 특검의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특검 수사의 방향 전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야는 김건희 여사와 윤 전 대통령 연루 가능성, 그리고 김상민 전 검사 혐의 전환 전망을 둘러싸고 강도 높은 공방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특검팀이 추가 소환과 혐의 전환 여부를 예고함에 따라, 국회와 검찰은 관련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권은 향후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정국 전반의 파장과 대선 전초전 양상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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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김상민#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