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치기 잔혹사”…조재호·강동궁, 탈락의 순간→강호의 이변 속출
칼끝처럼 매서웠던 승부치기의 긴장감이 경기장에 들이웠다. 그 한 순간, 조재호와 강동궁은 몇 차례의 타구 끝에 결국 고개를 떨궜다. 관록의 강호들이 승부치기 끝에 무너지는 그 장면은 팬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SY 베리테옴므 PBA-LPBA 챔피언십’ 64강전에서는 여러 강자들의 잇단 탈락이 그대로 드러났다. NH농협카드의 조재호는 128강 승부치기 승리를 재현하지 못한 채, 이번에는 베트남의 응우옌득아인찌엔에게 승부치기로 무릎을 꿇었다. SK렌터카의 강동궁 역시 장남국과 풀세트 접전 내내 집중력을 유지했으나, 마지막 순간 승부치기에서 아쉽게 패했다. 스페인의 다니엘 산체스(웰컴저축은행)와 튀르키예의 무라트 나지 초클루(하나카드) 역시 배정두, 정대식에게 각각 승부치기로 패하며 상위 랭커의 연이은 탈락이라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승부치기만 네 경기에서 명암이 갈렸다. 베테랑 선수들의 탈락 행렬은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반면 신인 김영원(하림)은 이영훈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벽한 승리를 챙기며 PBA 입단 후 첫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휴온스의 최성원, 하이원리조트의 이충복, 하림의 김준태도 각자 32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변수가 많은 상위 라운드에서 외국인 선수 다비드 마르티네스(스페인·크라운해태), 모리 유스케(일본·에스와이),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웰컴저축은행) 역시 생존을 알렸다.
여자부 LPBA 16강전에서도 강호들의 꾸준함이 돋보였다. 하나카드 소속 김가영을 비롯해 우리금융캐피탈의 스롱 피아비, SK렌터카의 히다 오리에, 크라운해태의 임정숙이 8강에 진출하며 라운드의 무게감을 더했다.
관중석에는 아쉬움과 환호가 교차했다. 노련한 강자들이 잇따라 자리를 비운 반면, 젊은 피와 새로운 강자들의 부상은 경기장 분위기에 신선함을 불어넣었다. 특별한 레이스의 변화 속에서 기록과 예상은 흔들렸지만, 현장에는 도전을 멈추지 않는 선수들의 분투가 오래도록 남았다.
대회 6일 차인 5일에는 PBA 32강전과 LPBA 8강전이 예정돼 있다. 선수들의 새로운 각오 속에서, 또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