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LB2 변이, 암 위험 실태 분석”…국립암센터, 임상 가이드라인 근거 확보
유전성 암의 발병 기전을 규명하기 위한 유전자 변이 연구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립암센터 연구팀은 최근 개최된 대한진단유전학회에서 'PALB2 병원성 변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논문으로 우수논문상을 2년 연속 수상하며, 임상적 근거 축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이 성과를 유전성 암 진료 지침 개정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논문은 국내 환자군 및 해외 국제 연구를 종합적으로 수집·평가해, PALB2 유전자 변이 보유자의 유방암, 난소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 발생 위험도를 계량적으로 분석했다. PALB2는 DNA 복구 메커니즘에 관여하는 핵심 유전자로, 최근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이 진료 현장에 도입되면서 진단 빈도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이번 분석은 변이에 따른 암 발생 확률, 발병 연령 분포, 암 이외의 동반질환 위험까지 상세히 도출해냈다.

연구팀은 기존 BRCA1/2 등 주요 유전성 암 유전자에 비해 국내 PALB2 정보가 미진했던 점에 착안, 실제 환자 데이터와 국제 대규모 코호트 데이터를 결합했다. 이를 통해 PALB2 변이 보유시 유방암 진단 확률이 기존 자료보다 최대 4배 이상 높다는 점, 췌장암·난소암 위험 역시 유의미하게 상승함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맞춤형 암 검진 가이드라인 마련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가 암생존자헬스케어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주관하는 유전성 암 환자 및 가족 코호트(RS-2023-CC139201)의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으며,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한양대 구리병원 등 주요 병원이 공동연구에 참여했다. 국내 의료진의 협업 및 다기관 데이터 통합이 이뤄진 점에서 글로벌 수준의 증거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PALB2 분석을 활용한 암 맞춤치료, 가족 위험 평가지침 도입이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과 영국은 유전상담과 암 검진 정책에 PALB2 변이 평가를 포함시키며 정밀의료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식약처, 의료기관에서 유전성 암 NGS 판독 가이드라인 업데이트를 논의 중이지만 과학적 근거 부족, 신의료기술 평가 등 규제 장벽이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환자 데이터 기반의 임상결과가 축적되며 실제 진료 현장 적용까지 시간이 단축될 가능성에 주목한다.
국립암센터 관계자는 “PALB2 등 신흥 유전성 암 위험인자가 임상 가이드라인에 반영되면 환자 맞춤형 선별검사와 예측진료가 현실화될 것”이라며, “국내 연구 기반의 과학적 자료가 글로벌 스탠더드 구축에 기여할 수 있을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임상 표준으로 자리잡을지 행정·의료 체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