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행 선언”…OK저축은행, 4천 관중 목표→배구 흥행 도전
오랜 시간 안산을 연고 삼아 프로배구의 역사를 써온 OK저축은행이 부산행을 결단했다. 더 넓은 시장, 더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향하는 이 정착은 구단의 새로운 꿈과 성장 의지로 채워졌다. 부산이라는 대도시는 선수와 팬, 구단 모두에게 또 다른 바람과 기대를 안긴다.
OK저축은행 배구단은 6월 24일, 한국배구연맹 이사회 만장일치로 연고지 이전 안건을 통과시켰다. 13년 만에 안산을 떠나는 결정이었다. 경기장도 안산 상록수체육관 2,300석에서 부산 강서체육공원체육관 4,189석으로 옮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객석을 채울 새로운 팬층을 맞이할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구단의 고민은 단순히 지역 이동에 그치지 않았다. OK저축은행 권철근 단장은 “프로배구의 지속 성장을 위해선 모기업 의존도를 낮추고, 자생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구 60만의 안산을 넘어 331만 명의 부산을 택했다. “블루오션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셈”이라는 권 단장의 말처럼, 더 크고 다양한 시장에서 남자배구의 흥행 잠재력을 시험하겠다는 각오다.
객석 규모 확대 효과는 분명하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 평균 관중 3천 명 초반을 목표로 삼았다. 임성순 마케팅팀장은 “주말엔 4천 석에 가까운 대규모 관중을 기대하며, 평일에도 각지 팬들이 쉽게 올 수 있도록 편의를 늘릴 방침이다”고 밝혔다. 현재 남자배구 관중 선두권인 우리카드, 현대캐피탈이 2천 명대 후반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관중 1위 수성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부산행의 씨앗은 이미 2019년 썸머리그를 통해 뿌려졌다. 그해 부산에서 뜨거운 배구 열기를 체감한 이후, 구단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 대도시 최초의 남자배구클럽이라는 새로운 길을 택했다. 권 단장은 “부산시의 적극적 지원과 교감, 체육관 인프라가 용기를 더했다”고 회고했다.
세밀한 준비도 이어진다. 선수단 숙소와 클럽하우스까지 2~3년 내 완전 이전이 목표다. 팀의 상징인 컬러와 로고 역시 부산의 정체성을 반영해 새롭게 단장할 예정이다. 안산에서 함께한 팬들을 향해서는 조만간 공식적인 인사와 계획 발표를 예고했다.
부산시는 체육국 신설 등 지역 스포츠 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현지 배구협회와의 협력, 관중 유치 등 다각적 지원책도 논의되고 있다. 도시의 환대와 구단의 야심이 맞물리면서, 부산은 남자배구의 또 하나의 중심지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프로배구에 부는 새 바람, OK저축은행의 부산 시대는 단순한 지역 이동이 아니다. 새로운 도전과 협력, 자생력 강화를 위한 성장의 길이다. 관중 1위 목표를 품은 OK저축은행의 여정과, 배구에 스며든 도시의 온기. 정유로운 시작은 올 가을 2024~2025시즌에 맞춰 첫 발을 내딛게 된다.
뛰는 심장, 북적이는 관중석, 길을 잃지 않는 팬들의 함성. 부산의 바다가 품은 열정 속에서 OK저축은행 배구단의 미래도 조금씩 닻을 올릴 준비를 마쳤다. 이 변화와 도전은 2024~2025 시즌, 남자배구의 또 다른 서사로 남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