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윤 A매치 첫 골”…홍명보호, 이호재 추가골→홍콩전 2-0 완승 드라마

짙은 밤공기를 가르며 함성이 울려 퍼진 용인 미르스타디움, 데뷔의 설렘과 위태로운 긴장감이 곳곳에 감돌았다. 강상윤이 전반 선제골로 무거웠던 흐름을 틔우면 관중석은 뜨겁게 흔들렸다. 후반, 이호재까지 마수걸이 득점에 성공해 대표팀의 완벽한 경기력에 모두가 숨을 죽였다.

11일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남자 대표팀은 강상윤과 이호재의 연속 데뷔골을 앞세워 홍콩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무실점 2연승이라는 성과를 올리며 새로운 동아시안컵 우승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차전 중국전 완승에 이어 주전 전원을 교체한 라인업 변화 속에서도 선수들은 흔들림 없는 조직력을 보였다.

전반 초반부터 문선민, 모재현 등 측면 활약이 인상적이었으며, 득점 기회가 연달아 찾아왔다. 전북의 강상윤은 자기 진영에서부터 상대 페널티 박스를 침투하는 거침없는 움직임으로 A매치 첫 골을 터뜨렸다. 포항 이호재는 후반 고립된 상황 속에서도 집요하게 공간을 만들며 쐐기골로 팀에 안정감을 더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골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전체적인 경기 형태와 전술 적용에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강상윤과 이호재의 데뷔골을 높게 사며 “두 선수 모두 새로운 대표팀 색깔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날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을 겨냥해 스리백, 포지션 변화 등 다양한 전술 실험을 이어갔다. 문선민과 모재현이 윙백으로 기용되면서 미드필더진의 볼 전개와 측면 돌파 능력이 빛났다.

이 대회에서 일본은 1차전에서 홍콩을 상대로 6-1 대승을 거두었고, 곧 이어 펼쳐질 한일전이 사실상 우승 결정전의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 감독은 “동아시안컵에서 한일전은 늘 상징적인 경기였다”며 “선수단 모두가 마지막까지 집중할 것”이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해외파 합류 없이 국내파만으로 거둬들인 연승 행진에 대표팀의 전술 완성도와 성장세가 돋보였다.

관중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현장에는 박수와 환호, 그리고 한일전을 앞두고 더 높아진 기대감이 나란히 스며들었다. 대표팀은 오는 15일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일본과의 최종전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불 꺼진 경기장에 남은 잔열이 경기장 밖까지 번졌다. 치열한 흐름과 선수들의 샅샅이 빛난 표정, 더 나은 내일을 향한 도전. 동아시안컵 마지막 한일전 무대는 7월 15일 밤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