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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11분 먼저 경고”…분당서울대병원, 심정지 예측 솔루션 상용화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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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심전도(ECG) 분석 솔루션이 병원의 심정지 예측·대응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최근 응급환자에 적용된 AI 심전도 분석 서비스 ‘ECG 버디’를 통해 심정지 고위험 신호를 실제 발생 11분 전에 포착, 성공적으로 조기 대응했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AI 판독이 환자의 상태 변화보다 먼저 위험을 경고해 골든타임 확보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AI·의료기기 협업의 상징적 장면으로, 긴박한 응급의료 경쟁력의 전환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알피가 개발한 ‘ECG 버디’는 급성 심근경색, 심부전, 고칼륨혈증 등 10종 바이오마커와 다양한 부정맥을 1~2분 만에 감별해 의료진에 전달한다. 기존 심전도 기기의 단순 ‘파형 판독’ 방식과 달리, 임상결정에 직접적인 ‘위험도 분석’ 정보를 제시한다. 겉으론 정상처럼 보이는 파형 변화도 AI는 미세 패턴을 탐지해 미리 경고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자체 분석에 따르면, ECG 버디 적용으로 심근경색 확진 시간이 평균 11분 단축됐고, 실제 응급실 사례에서는 치료 개시까지 7.9분이 앞당겨졌다.

이 기술의 원리는 딥러닝 분석(Deep Learning)에 기반한다. 알고리즘은 대규모 심전도 데이터와 임상 레이블을 활용해 환자의 미세한 파형 변조, 이상 신호를 실시간 추출한다. 사용자 접근성도 높다. 병원 고가 장비를 따로 교체하지 않고, 심전도 출력물을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PC 등을 캡처해 바로 AI 분석에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 주요 상급·대학병원 60곳 이상의 실사용 연동이 완료된 상태다.

 

국내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획득했고,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선정돼 비급여 처방도 적용되며 실제 임상 현장 적용이 늘고 있다. 해외에서도 글로벌 사례와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ECG 버디는 미국 FDA 510(k) 승인 준비를 위한 임상 데이터를 쌓고 있으며 메이요 클리닉 플랫폼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미국 의료시장 경우 심장질환 AI 진단 도구의 수가(보험 보상)가 높아, 부정맥 등 복수 바이오마커 예측 기능을 갖춘 ECG 버디의 차별성이 부각될 수 있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의료계는 야간·휴일 전문의 부족, 의료취약지 의료진 공백이 심화되는 등 응급 의료 인프라의 한계에 직면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언제 어디서든 짧은 시간 내에 위험 예측이 가능한 AI 기반 심전도 솔루션의 도입은 환자 생명 보호, 의료진 대응력 강화 양쪽 모두에서 변화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기계 판독에서 미진했던 ‘정상 속 위험’ 포착이, AI의 임상적 가치를 결정짓는 경쟁력임을 강조한다.

 

김중희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AI는 의사를 대체하려는 도구가 아니라, 임상 결정을 앞당기는 파트너”라며 “골든타임 1분의 차이가 환자의 생사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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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ecg버디#알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