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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청탁·불법정치자금 지시한 적 없다”…한학자, 특검 수사 첫 입장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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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청탁·불법정치자금 지시한 적 없다”…한학자, 특검 수사 첫 입장 표명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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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청탁과 거액 불법자금 제공 의혹을 둘러싸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 등을 밝히기 위한 특검의 수사가 확대되는 가운데, 한 총재가 직접 신도들에게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정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 사건에 연루된 권성동 의원을 향한 국회 체포동의 절차도 본격화되며 정치권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학자 총재는 31일 오전 예배를 통해 통일교 전 세계 지도자와 신도들에게 내보낸 ‘참어머님 특별 메시지’에서 “나의 지시로 우리 교회가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다”면서 “어떤 불법적인 정치적 청탁 및 금전 거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 총재가 이른바 ‘권성동 청탁 의혹’ 및 현금 전달, 교단 현안 청탁 관련 의혹 등이 불거진 이후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한 총재는 “이 자리를 빌려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여러분의 동참과 헌신, 그리고 기도와 정성에 깊이 감사한 마음”이라며, 신도들에게 “선민과 세계평화 주역의 사명을 다하는 감사의 삶을 살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메시지는 한 총재가 직접 인사한 뒤, 건강 문제로 통일교 방송 아나운서가 대독하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한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가 특검에 진술한 내용에 따라 한 총재 역시 수사선상에 올랐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월 통일교 행사 지원을 요청하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한 의혹, 2022년 2~3월 권 의원이 한 총재를 찾아가 큰절을 하고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흘려 대비하게 했다는 의혹 등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또 2022년 4~7월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매개로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이 전달되고, 이를 통해 교단 현안 청탁이 있었다는 의혹도 집중적으로 조사되고 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조만간 한 총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현재 특검팀은 지난 28일 권성동 의원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권 의원 체포동의안은 국회에 제출돼 동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국회와 정치권은 한학자 총재의 공식 입장과 특검 수사 진행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정치적 충돌과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법적·정치적 공방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검팀은 한 총재 조사와 함께 권성동 의원 구속 절차를 병행하며,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를 신속히 결정할 방침이다.

송다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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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권성동#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