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샤넬백 받은 사실 인정”…김건희, 대가성·윤석열 전 대통령 직무 연관성 부인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전 대통령을 겨눈 정치권 내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김 여사가 5일 통일교 측으로부터 두 차례 샤넬백을 선물받은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통일교를 통한 대가성·직무 관련성은 선을 그으며, 6천만원대 목걸이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김건희 여사 변호인단은 이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김 여사는 전성배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통일교와의 공모나 청탁, 대가 관계는 전혀 없고, 6천만원대 그라프 목걸이 수수 역시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와 유착 의혹을 받는 통일교 측이 2022년 4월과 7월, 윤씨를 거쳐 전씨에게 800만원 상당 샤넬 가방 1개와 1천2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1개, 그리고 6천220만원의 그라프 목걸이 1개를 전달했다는 점을 들어 김건희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했다.

김 여사는 앞서 “가방을 거절했지만, 전씨의 거듭된 설득에 끝내 거절하지 못하고 받았으며, 사용하지 않은 채 모두 반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직자 배우자로서 신중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실망을 드린 점 깊이 반성한다”면서 “앞으로 모든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전성배씨 측이 최근 법정에서 금품 전달을 시인하며 법정 진술을 번복한 점도 주목된다. 전씨는 금품을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했고, 특검팀은 돌려받은 명품 가방과 목걸이 등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여당은 김 여사 측이 수수 자체는 인정했으나 대가성과 직무 관련성을 부인함에 따라 법리 공방으로 국면이 전환되는 분위기다. 반면, 야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 및 대가성 여부를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며 특검 수사의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특검은 금품 수수의 대가로 여러 청탁을 주장하지만, 그러한 청탁은 김건희 여사에 전달된 사실이 없으며, 대통령의 구체적 직무와 무관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윤씨가 청탁 사실 자체를 스스로 부인한 바 있어 특검 주장에 법적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여사의 입장 변화가 전성배씨의 법정 진술 번복 등 재판 상황 변화와 직결된다는 해석도 나온다.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상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과 연관된 청탁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앞으로 김 여사가 직무 연관성과 대가성을 끝까지 부인할지, 특검이 이를 입증할 법적 증거를 확보할지가 최대 관전포인트다.

정치권의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회는 이번 논란의 실체 규명을 위한 청문회 소집 등 강경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