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처럼 단단해지는 인공 근육”…UNIST, 작업밀도 30배 신기록
고분자 구조와 자성 소재를 융합해 기존 대비 월등한 힘과 유연성을 동시에 구현한 인공 근육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훈의 교수팀이 새롭게 선보인 소프트 인공 근육은 고무같이 늘어나는 동시에 강철처럼 단단해져, 업계에서는 인간 근육보다 30배 이상 강한 작업밀도를 실현했다고 평가한다. 이번 성과는 고성능 웨어러블 로봇, 의료 보조 기기, 인간-기계 상호작용 인터페이스 등 차세대 바이오 융합 시장 판도를 바꿀 분기점으로 꼽힌다.
정훈의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인공 근육은 무게 1.25g으로 자기 무게의 약 4000배에 해당하는 5kg 하중을 견디며, 부드러운 상태에선 12배까지 늘어난다. 구동 변형률도 86.4%에 달해 기존 인간 근육의 두 배 수준이다. 특히 단위 부피(1㎥)당 낼 수 있는 에너지인 작업밀도는 1150kJ/㎥로, 사람 근육의 30배에 달하는 수치다.

기술 구현의 핵심은 형상기억고분자 소재 설계에 있다. 고분자 사슬 내 화학적 결합(공유결합)으로 근육의 강성(하중 지지력)을 높이고, 물리적 결합은 열 자극에 따라 변화해 근육의 유연성을 유지한다. 여기에 표면이 특수 처리된 자성 입자까지 결합, 자기장 인가 시 근육의 움직임을 원격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물리적-화학적 결합의 분업적 기능에 자기장 반응 메커니즘이 더해진 구조다. 기존 인공 근육은 힘과 신축성 중 한쪽만 만족시키는 구조적 한계가 컸으나, 연구팀 기술은 두 특성을 모두 갖춰 “강하면서도 잘 늘어나는” 소프트 액추에이터 구현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특성을 바탕으로 소프트 인공 근육은 웨어러블 로봇, 근력 보조장치, 정밀 집게형 로봇팔 등 실질적 인간 상호작용 기기에 적용된다. 실제 연구팀은 자기장으로 인공 근육을 자극해 무거운 물체를 효과적으로 집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AI 및 IoT 기반의 의료기기, 재활용 로봇 등에서도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글로벌 인공 근육 시장에서도 미국, 유럽, 일본 등은 전기-열 방식, 나노소재 응용 등 다양한 기술이 급진전 중이나, 이번처럼 화학적-물리적 결합 제어와 자성 입자 결합까지 동시에 구현한 사례는 드물다. 작업밀도 기록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범용 로봇 근육용 소재 경쟁의 새 이정표”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추진됐으며,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에 2025년 9월 7일 온·오프라인 동시 게재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공 근육 기술이 실제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의료로봇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