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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접착분해제로 신시장 공략”…동아ST·사이러스, 면역·염증 치료제 공동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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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접착분해제로 신시장 공략”…동아ST·사이러스, 면역·염증 치료제 공동연구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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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접착분해제 기반 신약 개발이 면역 및 염증질환 치료제 시장의 혁신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16일 국내 신약 개발 특화 기업 사이러스 테라퓨틱스와 공동 연구 계약을 맺고, 분자접착분해제 스크리닝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임상개발에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협력을 면역·염증 치료제 분야 블록버스터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사이러스가 자체 개발한 분자접착분해제 라이브러리와 스크리닝 시스템이다. 이 플랫폼은 표적 단백질을 실제 세포 내에서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신규 기전(candidate mechanism-of-action) 발굴에 최적화된 기술로, 기존 저해제(inhibitor) 기반 약물과 달리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세포 내 청소기능(Proteolysis)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사이러스는 항암 표적 GSPT1을 분해하는 후보물질 CYRS1542로 미국 FDA와 식약처 모두에서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경험이 있다.

면역 및 염증질환 치료 분야에서의 분자접착분해제 활용은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블록버스터 항체, JAK 억제제 등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이 적지 않고, 장기 처방 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한계 때문이다. 분자접착분해제는 저용량으로도 표적 단백질을 근본적으로 제거할 수 있어, 내성 극복이나 다양한 신질환 타깃 공략에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세계 면역치료제 시장은 2023년 2,600억 달러에서 2029년 5,800억 달러로 두 배 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외 바이오텍 빅파마는 이미 단백질 분해물질(Protein Degrader) 기술에 주력하고 있다. 미국 Arvinas, Kymera Therapeutics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은 분자접착분해제 기반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앞다퉈 임상에 진입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는 사이러스처럼 표적단백질분해제(TPD) 기술을 적용한 신약 연구가 본격화되는 움직임이다.

 

최근 들어 표적단백질분해제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이는 단순 화합물 개발에서 벗어나, 분자 표적 맞춤형 치료제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동아에스티-사이러스 협업 이후로, 국내외 거버넌스 강화 논의와 임상 데이터 활용 확대도 동반될 전망이다. 각국 규제당국은 TPD 신약의 안전성 및 효능 평가기준 마련 논의를 시작했다.

 

사이러스 김병문 대표는 “분자접착분해제는 현재 미충족 의료 수요가 컸던 면역·염증 치료제 영역에서 지속효과와 안전성을 갖춘 차세대 옵션으로 부상 중”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에스티 김미경 연구본부장은 “표적단백질분해제, 바이오의약품, 항체-약물접합체, 유전자 치료제 등 연구 저변 확대 전략과 맞물려, 글로벌 R&D 파트너십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분자접착분해제 신약이 실제 임상적 효과와 시장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 국외 빅파마와의 경쟁에서도 두각을 나타낼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규제, 임상 및 산업 간 균형 맞추기가 시장 안착의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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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사이러스테라퓨틱스#분자접착분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