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안 하는 부부가 더 위험”…정청래·김병기, 당정대 만찬서 갈등 봉합
당정대 핵심 인사들이 특검법 처리 과정에서 표면화된 갈등을 봉합하며 정국의 불안 요소를 해소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총리 공관에서 열린 만찬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3일 만에 다시 마주쳐 손을 맞잡았다. 이재명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이은 내부 이견 노출이 국정 동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만찬 분위기를 지배했다.
이날 만찬은 오후 6시 30분부터 두 시간가량 진지하게 진행됐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이 참석했고, 정부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여당에서는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만찬은 김민석 총리의 제의로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는 웃으며 손을 맞잡았고, 김 원내대표가 "가끔 싸워야 하겠다"며 농담을 던지자 정 대표는 재차 손을 내밀며 김 원내대표의 등을 쓸어내렸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부부나 형제도 다 싸우고 친해지는 것처럼 우리도 티격태격하는 것”이라며 “아무것도 없는 게 위험한 것이다. 부부싸움 안 한다는 부부가 오히려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이 “두 분 다 얼굴에 살이 빠지신 것 같다”고 말하자, 정청래 대표는 미소를 띠면서 “당 대표 하면서 원래 살은 빠져 있다”고 답했다. 만찬 후 여권 관계자들은 “100% 갈등이 해결됐다”고 입을 모았다. 3대 특검법 합의안 파기와 수정안 처리 과정에서 드러난 이견에 대해서는 일시적 마찰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개혁 입법이라는 공동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만찬 직후 공보국 명의로 “당정대는 항상 긴밀하게 소통·화합하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며 정국 현안에 대한 지속적 논의도 예고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회동으로 “당정 간 엇박자 우려도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최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생한 정청래 대표와 우상호 수석 간 언쟁, 그리고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갈등 등 연이은 불협화음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오늘은 당사자들이 모두 모여 허심탄회하게 오해를 푸는 자리였다”며 “갈등 임시 봉합이 아니라 100% 해결이라고 봐도 된다. 소통을 교훈 삼아 앞으로 더 강화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 것처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은 향후 당정대 내부 소통 강화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와 여당, 대통령실은 주요 개혁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당정 간 공조를 더욱 긴밀히 이어갈 계획이다.